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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불시사(千金不市死)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12월 23일(수) 14:00
↑↑ 김영호 교육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포조(鮑照)는 재능이 뛰어난 송나라의 시인으로 특히 악부(樂府)에 탁월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두보는 그를 준일하다고 평가하였고, 송나라 육시온도 '길이 없는 곳에 길을 연 사람'이라고 극찬하였다. 
 
 포조의 '영사(詠史)'라는 시에 '千金不市死(천근불시사) 明經有高位(명경유고위)'라는 구절이 있다. '부자는 저잣거리에 사형 당하는 일이 없고, 경서에 밝은이는 높은 지위를 차지했네.'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千金不市死(천근불시사)'는 '千金之子 不死於市(천금지자 불사어시)'를 줄여서 표현한 것이다. 이 구절은 "갑부의 자제는 죽을죄를 지어도 돈으로 보상하기 때문에 저잣거리에서 사형을 당하지 않는다"는 도주공(陶朱公)의 고사에 나온 것이다. 사형에 처할 죄를 지어도 돈만 있으면 죽음을 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도주공은 왕 구천이 오나라 왕 부차에게 패하였을 때 구천을 따라 오나라의 노부로 종사하다가 지략을 다해 구천과 함께 탈출하여 월나라에 귀국했다. 그는 월나라를 부흥시켜 20여년 뒤에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큰 공을 세웠으나 구천을 더 이상 섬길 수 없는 군주라 생각하고 솔권하여 제나라 도(陶) 지방으로 가서 주공(朱公)이라 자칭했다. 그곳에서 19년이란 긴 세월 동안 부지런히 돈을 많이 모아서 천하의 갑부가 되었다. 
 
 돈을 빈민과 친지를 위하여 아낌없이 주었고, 자식에게 주어서 부를 증식하도록 하였다. 주공은 도에서 막내아들을 낳아 그가 장년이 되었을 때 둘째 아들이 사람을 죽여 구속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막내아들에게 '천금지자 불사어시'라 하였으니 둘째 아들을 구해 오라고 명하였다. 이 말을 들은 맏아들은 자기가 가서 아우를 구해 오겠다고 우겼다. 
 
 아우를 구하지 못하면 자살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기에 그의 어머니는 장남을 보내라고 하였다. 주공은 부인까지 장남을 보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므로 맏아들을 통해 많은 돈을 초나라에 있는 친구 장생에게 보냈다. 장생은 주공이 보낸 많은 돈과 편지를 받고 초왕을 설득하여 대사령을 내려 친구 주공의 아들을 살리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주공의 맏아들은 대사령이 내리면 아우가 자연히 석방이 될 것인데 준 돈이 아까워서 장생에게 돈을 되돌려 받았다. 
 
 장생은 돈을 도로 받아간 그의 행위가 불쾌하여 초왕에게 주공의 차남을 대사령에서 제외시켜 사형을 받도록 하였다. 어쩔 수 없이 주공의 맏아들은 아우의 시체를 수습하여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던 주공은 그것을 보고 웃었다고 한다. 

 자식이 시체로 돌아왔으니 가족들은 모두가 오열하였는데 오직 주공만이 껄껄 웃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그것은 막내가 태어날 때는 주공이 많은 재산을 모아서 자식들이 돈을 아낄 줄 모르고 흥청망청 썼으므로 막내아들은 형을 살려서 올 것으로 알았지만, 장남은 가난할 때 태어나 돈을 아끼며 구두쇠로 살아 왔기 때문에 아우를 살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였던 것이 맞았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에 집착했던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 가를 몰라서 주공의 맏아들과 같이 돈을 바르게 쓸 줄 몰라서 후회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동생의 귀중한 목숨을 살리는 것이 중요한 것인데 돈에 집착했던 관계로 주공의 장남은 '천금불시사'를 하지 못하여 결국 후회를 하고 말았다.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남모르는 고생도 많이 하였겠지만, 그 돈을 마땅히 써야할 때를 만나 선용하지 않는다면 돈이 돌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곽중황금으로 저승택배에 실릴 바에야 요즈음 어려운 때에 유족한 사람들은 '천금불시사'라는 고사의 의미를 생각하여 '길을 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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