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 | ⓒ 경북연합일보 | |
지금 우리의 국정운영 행태를 보면 앞이 캄캄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우선 국정운영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국민들은 극도로 혼란스럽다.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다는 전제로 본다면 국정권한을 3권으로 나누어 견제와 균형을 취하도록 만든 현행헌법에서는 입법 행정 사법의 수장에게 분담된 임무에 따라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최근의 국정동향을 보면 경제살리기 및 안보와 관련된 입법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국회의장이 정면충돌하면서 책임소재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국회의원수 과반인 다수파가 소수파에 밀려 필요한 입법을 못하게 되는 국회선진화법이 다수결원칙에 위배된다며 헌재에 소를 재기해놓았으나 이 역시 질질 끌면서 판결을 않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법안, 안보관련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이들 법안에 대한 여야의 세부적 합의가 안된데 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국회의장과 헌법재판소, 청와대 등의 책임논란은 국민의 인식을 혼미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법안은 세계적 불황국면에서 한국경제가 살아남고 청년실업을 비롯한 실직사태에 대비하는 긴급과제이지만 국회의 극소수 이념지향적 야당의원들 때문에 장기 표류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속이 타들어간다는 표현을 쓸 만큼 사안이 급박하지만 야당과 국회는 강건너 불 보듯 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다행이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박대통령의 인식과는 달리 세계3대신용평가사의 하나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수준인 Aa2로 깜짝 상향조정함으로써 다소간 안도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무디스도 상향조정의 전제조건으로 공공, 노동, 금융, 교육의 4대개혁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음을 충고했다. 97년 우리가 국가부도를 맞았을 때 무디스가 신용등급의 칼자루를 저승차사처럼 무섭게 휘둘렀던 악몽 같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 같은 충고가 얼마나 두려운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이 같은 개혁을 한다면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는 골든타임을 가지고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미의 처리를 요하는 경제관련 법안들과 IS테러방지를 위해 필수적인 테러방지법안, 10년째 유엔회원국 대부분이 지지하는 북한인권관련 법안 등은 임기 말의 국회라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같이 화급한 법안 처리를 두고 청와대는 국회의장의 판단범위에 속하는 직권상정을 요구했지만 정의화 의장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행정부수장과 입법부수장이 부딪히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측은 국회의장에게 "국회를 정상화시킬 책무"를 따졌고 국회의장은 삼권분립체제에 의심이 가는 말을 피하라고 응대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극회의석의 과반이 넘는데도 이들 법안을 처리 못하는 근본 이유가 국회선진화법에 있다는 점 때문에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것이 1년이 다 돼가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의 헌법이 3권분립체제에서 입법, 사법, 행정 간에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 것이 전혀 작동치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3권간에 스스로의 책임은 외면하고 다른 기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모양 세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넘어 우리헌법체제 전체에 대한 무서운 불신을 가질 수도 있다. 지도층의 각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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