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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묘(侍墓)살이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12월 16일(수) 15:55
↑↑ 김영호 교육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시묘살이는 부모가 돌아가시면 상기를 마칠 때 까지 3년 동안 산소 곁에 초려(草廬)을 지어 생활하면서 조석으로 묘소를 배알하고 상식을 드리며 산소를 돌보는 생활이다. 생활여건이 좋지 않는 산간에서 풍우설상과 혹한을 극복하고 황반초식으로 부모님 살아계실 때 불효한 것을 뉘우치며 고통을 감내하며 생활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시묘살이를 한다고 이미 잘못 되어버린 불효 짓이 효행으로 나타나서 부모님을 시봉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망극한 부모의 은공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것으로 여기고 스스로 시묘의 효행을 택하였던 것이다. 

 옛날 중국 제나라에 유검루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이 사람이 외직으로 잔릉 영이 되어 있을 때 그의 아버지가 집에서 병을 얻어 눕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갑자기 마음이 놀라면서 온몸에 땀이 흐르므로 관직을 던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안사람들이 모두가 아버지의 간병을 위해 돌아온 것을 놀랍게 여겼다. 검루는 아버지의 병환을 치유하기 위하여 의원을 모셔 극진하게 간병을 하였다.

 의원이 "병을 알려면 아버지의 똥이 달고 쓴지 맛을 보아야 한다"기에 그는 아버지가 설사할 때 마다 의원의 말을 지켜 똥을 먹어보았다. 아버지의 똥이 점점 달고 미끈미끈하여져서 더욱 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검루는 매일 저녁마다 북극성을 바라보며 머리를 조아리고 "아버지 대신에 제가 죽겠나이다"하며 빌었던 것이다. 

 그랬더니 허공에서 이르기를 "네 아비는 목숨이 다하여 있는데 네가 하도 정성스러움으로 그믐에 가서 죽을 것이다"고 하니, 신기하게도 그 말과 같이 그믐이 되자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검루는 너무 슬퍼하여 시묘사리를 하였다는 검루상분(黔婁嘗糞)이라는 고사가 감명을 주고 있다. 

 수나라 서효숙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죽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아버지의 모습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어머니께 물어서 머리에 가상된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서 화상을 만들어 사당에 모셔 놓고 아침저녁으로 배알하며 초하루와 보름에는 결하지 않고 삭망제를 올렸다.

 그 뿐만 아니라 수 십 년을 어머니를 섬기면서 한 번도 성난 표정을 짓지 않아 집안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아 왔다. 어머니가 연로하여 병석에 눕게 되자 어머니의 잠자리를 손수 매만지며 두어 해를 근심하면서 다니니 보는 이들이 모두 슬피 여겼다. 

 어머니가 죽으니 채소와 물만 먹고 겨울에는 거상 옷만 입어서 뼈만 남았을 정도로 쇠약해졌다.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무덤을 모두 손수 흙을 져다가 성영(成塋)하여 마흔이 넘는 해를 시묘 살며 죽도록 머리 풀고 발 벗은 채 다니었다고 한다. 이 효숙도상(孝肅圖像)의 효행 또한 전해오는 좋은 교훈의 사실이다.

 신라 경순왕의 차자 황공 역시 부왕이 왕건에게 양국 할 때 부왕의 영정을 하나 본떠 받들고 처자를 버리고 가야산 해인사 들어가 여생을 보내면서 봉안하였던 것이 몇 차례 개모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는 것 또한 효행의 사적이다. 

 방송매체에서 소개된 김후덕(95) 심정숙 노부부의 26년간 해오고 있는 시묘살이와 정찬섭(56), 황순임 부부의 시묘사례는 더욱 감명을 주고 있다. 정찬섭 부부는 IMF때 도산되어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갑상선 병을 앓다가 산청으로 환향하여 마당에 어머니 산소를 모셔 놓고 소령산 석간수와 칡즙을 손수 만들어 올리고, 이슬과 서리에 젖지 않도록 밤이면 산소에 천막을 덮는 등 극진한 시묘의 효행을 8년째 해오고 있다. 
 
 그러는 동안 병이 호전되어 어머니의 음덕으로 여기면서 생활해오고 있다는 사례는 진정한 효행은 병을 치유한다는 것을 실증해 주고 있어서 시묘사리는 천복의 원천임을 느끼게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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