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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역류(文化 逆流) 혹은 역류 문화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12월 08일(화)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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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무학 문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세상사(世上事)는 늘 사람들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래서 '뜻과 같아라.' 는 의미의 '여의(如意)'라는 말을 자주 쓰기도 한다. 옛날 엽전의 한 면은 '만수무강(萬壽無疆)', 또 다른 면은 '길상여의(吉祥如意)' 라고 새기기도 했다. 어쩌면 뜻과 같지 않게 흘러가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겼을 것이다. 뜻에 맞게 흘러가는 것, 아주 정상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순류(順流)라 이르고,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혹은 거꾸로 흐르는 것을 '역류(逆流)' 라고 한다.
아주 옛적부터 이 '역류'가 참 많았던가 보다. 이런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 적지 않으니 말이다. 주인과 손(客)의 위치가 서로 뒤바뀐다는 뜻으로, 사물의 경중, 선후, 완급, 따위가 뒤바뀜을 주객전도(主客顚倒)라 했고, 그 비슷한 말로 객반위주(客反爲主) 도 있다. 일의 앞뒤가 뒤바뀐다는 본말전도(本末顚倒)도 있고, 우리가 사는 땅만 아니라 지구촌 그 어느 곳에서나 정신적 가치가 물질적 가치에 전도되어 있는데 이 상황을 '가치전도현상(價値顚倒現像)' 이라고 한다. 문화가 강조되는 것은 가치전도현상을 조금이라도 바로 세우자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Gabriel Marcel 1889~1973)은 '소유의 역전현상'에 주목하기도 했다. "나는 돈을 소유한다. 나는 소유주다. 돈은 소유물이다. 나는 소유의 주체요 돈은 소유의 객체다. 내가 돈을 소유한다는 것은 돈을 내 마음대로 관리하고 사용하고 지배하고 처분하는 것이다. 소유주가 소유물을 지배한다. 이것이 소유의 당연한 논리요 올바른 질서다. 그런데 소유의 역전현상이 일어난다. 내가 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를 소유하게 된다. 돈이 나를 지배하고 나를 사로잡고 나를 노예로 만든다. 소유물이 소유주를 지배한다. 이것이 소유의 비극이" 라고 분석한 것이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문화에서도 역류 현상이 생긴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화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또 발전하는 것은 아버지 세대가 아들 세대에게 학습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이것이 순류(順流) 문화다. 그런데 시대 변화의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짐에 따라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누가 더 빨리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겠는가. 당연히 아들 세대다. 따라서 언제부턴가 아버지가 아들에게 인터넷 활용법이나 스마트폰의 작동법 등에 대해서 배워야만 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것이 문화의 역류다.
이런 문화 역류 현상은 가치전도 현상과 함께 전통 사회의 아름다운 가치를 많이 훼손하고 있다. 윗세대에 대한 존경심이 옛날 보다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학교 사회에서도 교사나 교수가 학생들로부터 받는 대우가 전과 다르다. 권위가 줄어들었다. 권위가 판쳐서는 안 되지만 권위가 있어야 할 곳은 있어야 세상이 바로 선다. 가정에서도 가장의 권위가 서야 하고, 교육계에서는 스승의 권위가 확립되어 있어야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앞으로 문화 역류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어른 세대는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가 더욱 어렵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아들이나 손자, 심지어 교사나 교수가 학생들에게 물어야 할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문화 예술계도 마찬가지다. 옛날엔 선배가 후배에게 가르칠 것이 많았지만 앞으론 그야말로 역류되어 후배에게 배워야 할 것이 더 많게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문화역류 혹은 역류 문화, 어느 한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세대 간에 전도도 역류도 아닌 새로운 가치 정립이 필요하다. 그 대안이 '이것이다.' 라고 말할 수 없어 답답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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