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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화 업적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11월 24일(화) 14:30
↑↑ 문무학 문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11월 22일 새벽 김영삼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이 서거하셨다. 25살 약관의 나이에 대한민국 정치판에 뛰어들어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낸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이었던 분이다. 60년 이상 한국 정치의 현장에 있었던, 고 김 전 대통령의 삶은 모두가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온 국민의 애도 속에 내일 국가장으로 저 세상에 보내드리게 된다.

 김 전대통령의 업적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조금씩의 차이가 있겠지만, 국제적으론 OECD가입, 정치적으로는 문민정부 수립, 군 내부의 하나회 척결, 성공한 쿠데타의 처벌 등이며, 경제는 금융실명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외 대통령이 되자마자 위로부터의 개혁을 주장하며 스스로의 재산을 공개하면서 공직자 재산을 공개토록 한 것이다. 정치판에서 참 드문 솔선수범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문화적인 면에서 업적은 무엇보다도 당시 국립 중앙박물관으로 사용되던 전 조선총독부 건물인 중앙청 철거다. "우리 조상의 빛나는 문화유산이자 민족문화의 정수인 문화재를 옛 조선총독부 건물에 보존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며 "국립 박물관을 국책사업으로 건립하는 것을 검토해 착수"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단순한 건물 철거 이상의 의미가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으로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힘썼다. 일본식 표현인 '국민학교'의 명칭을 '초등학교'로 바꾼 것도 그 일환이었다. 일제가 명산에 정기를 끊는다고 박아놓은 쇠말뚝을 뽑아내는 일도 했다. 뿐만 아니라 95년 11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기어이 고치겠다"고 한 말은 그의 어록에 남아 회자된다.

 또한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국내로 반환될 수 있었던 계기를 만든 것도 김 전대통령의 문화 업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1993년 고속철 수주를 위해 방한하는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에게 강력히 요청, '휘경원 원소도감의궤' (1863년 양주(楊州) 순강원(順康園) 우강(右岡)에 있던 현목수빈묘(顯穆綏嬪墓)인 휘경원(徽慶園)을 양주(楊州) 달마동(達摩洞)으로 옮기기(遷奉:천봉) 위해 묘자리(園所:원소)를 준비한 과정을 기록한 책) 상하 두 권을 가져와 한 권을 반환받은 것이다. 매우 어려운 일을 국책 사업과 연계시켜 성사시킨 경우다.

 현재 정부조직인 문화관광부 직제의 기틀이 만들어진 것도 김 전대통령 집권 때부터다. 1993년 체육청소년부를 흡수하면서 문화체육부로 이름을 바꾸었고, 1994년 교통부의 관광 기능이 문화체육부로 처음 이관되었다. 관광분야에서도 1995년 관광시설용 부동산 취득규제를 완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관광진흥10개년계획'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관광이 산업이라는 인식 전환이 이루어졌고 1995년 3백75만 명이던 관광객 수가 1천400만이 넘는 발전을 하도록 한 기틀을 만들었다.

 김 전대통령께서 이루신 이런 업적들은 평소 자주 쓰시던 대도무문(大道無門 : 옳은 길을 가는 데는 거칠 것이 없다) 의 정신이 이룬 일들이라고 본다. 유언을 통해 '통합과 화합'을 남기셨다고 하는데 과연 한 국가의 대통령 유언답기도 하고 그의 호처럼 큰 산(巨山)의 큰 마음이 아닐 수 없다. 고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떠나시면서 남기신 '통합과 화합'이 대한민국 정치판에 거칠 것 없이 스며들기를 간절히 바란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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