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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이름으로 법치를 막는다면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11월 23일(월) 15:54
↑↑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 경북연합일보


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가 불법시위 주도 후 조계사로 도피한 한상균 민노총위원장의 신변보호요청을 수용하고 한 위원장의 중재요청에 대해서도 검토입장을 밝혀 새로운 사회적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조계종의 이 같은 조치가 결과적으로 국가공권력을 무력화시키고 갈등을 격화시킬 가능성과 함께 정통성과 합법성을 가진 헌법체제에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2천년 역사에서 민족문화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불교의 위상에 흠결을 가져올 것 같은 걱정도 지울 수 없다.

 한 위원장은 이전의 시위에서도 불법을 저질러 법원이 채포영장을 발부했으나 이를 묵살했고 재판에도 출석치 않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해 경찰이 채포에 나선 상태에 있었다.

 이번 조계사 은신 직전에 벌인 광화문시위 역시 이 같은 법원의 결정을 비웃듯 "언제든 노동자, 민중이 분노하면 서울, 아니라 이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자"고 선동 했고 극렬시위꾼들은 폭력을 휘둘러 서울의 심장부를 마비시켰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불교조게종의 범죄혐의자 은익은 부처님의 자비와 용서냐 아니면 범죄행위방조냐에 대한 시비가 일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벌써 일부 불교 신도들마저 조계사 앞에서 이 같은 조계종의 처사에 항의의 뜻과 함께 한 위원장 축출을 주장했다. 이 같은 조계종단의 처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불교의 화쟁사상을 실천하려는 승가의 뜻에 비판이나 공격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간사회의 갈등과 마찰에 불이(不二)의 원리를 기초로 화합코자하는 사상에 반대의사를 가진 것이 아니다. 인간의 어떤 주장, 어떤 행위에도 그 근저에는 표면적으로는 대립되지만 궁극적으로는 뿌리가 맞닿아 있는 측면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처리하는 것이 합당하고 종교적 포용은 정당한 국법체계와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옳은 것이다.

 따라서 한 위원장의 행위가 종교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해도 정통성과 합법성을 가지고 국민을 대표하는 법원의 절차와 판단에 맡기는 것이 순리다.
 지금 불교의 범죄혐의자 은닉은 과거 쿠데타로 집권한 정부가 반정부시위를 통해 민주화운동을 벌였던 사람들을 처벌하려들었던 공권력에 대해 숨겨주고 보호했던 명동성당의 경우와는 다른 것이다.

 명동성당도 민주화 이후에는 이미 이 같은 보호조치를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이를 지키고 있다. 이는 가톨릭 종단의 사랑이 약화된 때문이 아니라 민주화이후 이 나라의 법치주의를 정당하게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꾸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설사 한 위원장이 저지른 불법시위가 진정 선의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라 할지라도 정당한 법적 조치를 수용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이 민주국가의 시민으로서 온당한 태도다.

 한 위원장이 구속되더라도 법원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죄인이 아닌 신분으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자신의 주장과 표현이 떳떳하다면 재판정에서 당당하게 자기의 주장을 펴는 것이 옳은 처사다.

 조계종이 한 위원장을 숨겨주는 것은 한 위원장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기회를 뺏는 것과 같다. 어떻게 종교계의 수행인이 국민적 정의를 대표하는 사법부와는 다른 사적인 정의로 중재하겠다는 것인가. 그것도 폭력혐의 등에 대한 것인데도. 국가의 법치를 막는다면 불교의 자비가 불법(不法)을 비호한다는 지적도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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