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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빠진 경주는 없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11월 08일(일)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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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박정웅 행정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서 접하게 되는 여행지의 상황에서 여행자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채득하게 된다. 우선 여행지가 갖는 상황들은 여행목적과는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신라 천년의 역사적 유적지 경주를 여행하는 여행자는 우선 머릿속에 그려 온 경주의 이미지를 상상하게 될 것이다. 경주하면 어릴 적 수학여행지요, 신라 천년의 고도로서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던 역사적 유물이 탐스럽게 산재해 있을 것이라는 설렘과 기대가 클 것이다.
그러나 현재적 경주의 상황으로 경주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경주 여행의 목적을 각인시킬 수 있는 여행상품을 제공할 수 있었느냐고 경주인 모두가 스스로 자문해야 보아야 할 것이다. 여행자는 여행 후에 여행으로 얻어 진 상상이나 느낌에 대한 인식이 오래도록 인상 깊게 뇌리에 각인되기를 바란다. 경주 여행의 목적은 하루를 즐기기 위해서 오는 여행지가 아니다. 경주가 지닌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위용의 체험을 통하여 여행의 후일담이 스스로가 문화인의 척도를 재고시키는 마음의 양식을 고양하는 여행이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경주를 여행할 것이다. 그저 자연적인 환경을 대하는 여행이라면 가까운 산촌이나 오지를 찾아 심신을 단련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느끼면 될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과거에 만들어진 문화유산에는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주처럼 오랜 전통과 역사적 맥락을 갖춘 도시는 드물다. 삼국을 통일하고 융성한 국운을 자랑하며 문화적 우수성이 실크로드를 통해서 세계로 통한 신라의 국혼이 오늘날도 경주의 도시 전체에 산재되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역사적인 도시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제구실을 못하는 경주의 상황에 대해서 작가 김성룡은 '사라진 도시 서라벌'로 호되게 질타하고 있다. 그렇다. 지금의 경주가 갖는 역사와 문화적 가치로는 여행자로 하여금 깊은 인상을 각인시키는 데는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함을 인식해야 한다.
경주가 지닌 찬란했던 신라의 역사적 문화유산들이 여행자들에게 오롯이 각인시킬 값진 관광자원임이 명백하기에 잘 정리되어 여행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의 높이가 달라질 것이다. 서기 966년경 아라비아의 사학자 알 마끄디시는 그의 '창세와 역사서'에서 '신라에 간 사람들은 문화적 가치가 높고, 주민들의 성격 또한 친절하기 때문에 그곳을 떠나려하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미국적 삶의 형태가 지배되는 오늘날의 경주는 우리나라의 어떤 소도시와도 차별화되는 바가 별로 없다. 단지 과거의 역사적 유물들이 도시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것이 차별화의 전부다. 경주는 외국인들에게는 다듬어진 문화사적 가치를 느끼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는 도시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대능원 같은 무덤 군(群)이 역사적 유물로 있는 곳이 있는가? 그러나 경주의 고분군 주변에는 그 모습들을 망가뜨리는 요소들이 흔히 발견된다. 오능을 거쳐 대능원에 이르는 도로를 들어서면 우선 마주하게 되는 전봇대와 어지럽게 매달린 전깃줄에서 대능원의 위용은 묵살된다.
사실 대능원처럼 크고 넓은 고분군만으로 구성된 역사적 유물을 갖춘 국제적인 역사문화 도시는 드물다. 과거의 역사문화를 통하여 우리나라에서 문화사적으로 가장 빛을 발해야 할 도시인 경주가 보통촌락의 휴양도시쯤으로 비친다는 것은 국가적인 수치이다. 신라의 혼이 숨 쉬는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경주 본래의 모습으로 문화도시의 품격을 가다듬어야 함이 경주 미래의 부(富)를 다듬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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