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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성 행사에 혈세 쏟아 붓는 경주시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10월 20일(화) 14:35
"'세계 최초 두 탑의 결혼식'에 참석 부탁드립니다"라는 뜬금없는 문자메시지가 경주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날아왔다. 호국의 상징인 황룡사 9층탑을 재현한 경주타워(처녀탑)와 중도타워(총각탑)의 혼례를 치르는 행사였다. 민족의 화합을 기원하기 위해 경주엑스포공원에서 빛으로 두 탑을 연결한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웠다.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신부 측 혼주인 최양식 경주시장과 신랑 측 혼주인 동국S&C 대표를 비롯한 행사 관계자들이 모여 '천년의 꿈, 두 탑의 결혼'이라는 제목의 상견례 행사까지 열었다. 10월 16일의 결혼식 퍼포먼스와 퍼레이드에서 최양식 시장이 '세계 연인의 날'을 선포했다.

 이 행사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올해 들어 경주시는 최양식 시장을 앞세우고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각종 이벤트에 혈세를 쏟아 붓고 있다. 다시 말해 전시성 행사가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5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70톤급 거대 해양감시선 건조 계획을 밝혔다. 말로는 어업지도선이지만 3층 규모의 요트형으로 2층에는 식당과 접견실, 회의실까지 갖추고, 3층에는 전망대까지 있는 호화 선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화단체의 강력한 반대를 무시한 채 신라대종 제작을 강행했지만 종각 설치 장소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고, 300억 원의 시립미술관 건립 강행, 황금문화관 건립 추진, 화랑체험관 건립, 2천억 원대의 복합스포츠단지 재추진 등 설익은 정책을 남발하며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주시의 재정이 탄탄한 것도 아니다. 그야 말로 외화내빈의 극치이고, '속 빈 강정'이다. 경상북도 본청의 재정자립도는 20.6%인데 경주시의 재정자립도는 18.32%에 불과하다. 게다가 재정자립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재정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경주시가 무모한 이벤트성 행사와 전시 행정에만 몰두하는 저의가 궁금하다. 경주시장이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든다.

 경주시는 지금부터라도 혈세를 낭비하는 이벤트와 전시 행정을 지양하고, 서민 복리 증진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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