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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구 출범 의미 망각한 선거구획정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10월 13일(화) 16:40
내년 4·13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선거역사상 첫 독립기구로 3개월 전 출범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하라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그동안의 활동 결과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형식상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기구로 출범한 선거구획정위의 획정 논의는 여야의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던 과거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약속했던 법정시한(10월13일) 내 획정안 국회 제출도 실패했다.

획정위는 13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김대년 획정위원장은 “획정위가 위원 간 의견 불일치에 따라 합의점을 찾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내년 국회의원 선거가 차질 없이 치러지도록 국회가 정치적 결단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했다.

획정위는 그동안 지역구 수를 246개로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원칙만 정했을 뿐 다른 내용은 사실상 아무것도 정하지 못했다. 어느 지역 선거구를 얼마나 늘리고 줄일지를 두고 여야 성향 위원들 간의 의견이 크게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법정시한 내 획정안 제출 실패는 획정위가 무늬만 독립기구였던 탓이 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을 겸하고 있는 위원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여야가 4명씩 위원을 나눠 선정했다.

이 때문에 선거구획정 논의는 정치권의 입김을 벗어날 수 없었다. 획정위 의결정족수가 3분의 2로 규정된 상황에서 획정위의 합의는 어려웠던 구조였다.
이런 식이라면 총선 5개월 전(11월13일)까지 선거구획정안을 확정 짓도록 한 선거법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도 선거를 한 두 달 앞에 둔 시점에서나 선거구를 확정 짓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기득권을 가진 현역들은 사정이 낫겠지만 선거구 확정 지연은 정치신인에게는 특히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1 이내로 바꾸라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다. 최고 헌법기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고, 그러려면 농촌지역구 감소는 불가피하다. 선거구 획정작업은 제로섬 게임이다.

선거구획정위원들은 자신이 여야의 대리인이 아닌 첫 출범한 독립기구 성격의 획정위원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자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획정위를 지금이라도 해산하고 재구성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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