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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시민의 자존심을 세워줘야 한다며 야심차게 추진 중인 복합스포츠단지, 이른바 시민운동장 건립 사업이 시작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시민운동장 건립을 위한 타당성조사를 시작한지 불과 1개월 만에 건립후보지를 확정 발표하는가 하면 예산 형평성을 지적한 시의원에게 시장이 "말은 가려서 해야 한다"며 면박을 줘 물의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지난 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복합스포츠단지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건립 후보지가 확정 발표됐다. 타당성 조사 착수보고회에서 지번까지 나온 건립 후보지가 발표된 것도 의아한 일이지만, 객관적인 선정기준 없이 후보지 7곳을 발표한 것은 의혹마저 느끼게 한다. 개발후보지 발표 때마다 보상을 겨냥한 투기 바람으로 곤욕을 치러왔던 경주시가 섣불리 시민운동장의 건립 후보지를 확정 발표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여론이다. 이와 함께 1천5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업비의 형평성을 지적한 시의원을 겨냥해 비난조 섞인 발언을 한 현직시장의 자세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착수보고회에 참석한 한순희 시의원은 "경주시 일부 지역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오폐수 관로가 없는데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체육시설을 건립해야 할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양식 경주시장은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어도 말은 가려서 해야 한다"며 한순희 시의원을 겨냥해 발언했다. 특히 최 시장은 이 같은 발언에도 분이 덜 풀렸는지 "하수관로가 없다고 체육시설 못 만드나", "제사 지낸다고 밥 굶나"며 비난의 수위를 높여 나갔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한 시의원이 없는 자리에서 발언이 나왔다는데 있다. 한 시의원이 의장단 회의 참석을 이유로 자리를 비우자 최 시장이 이와 같은 비난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결국 당사자가 있는 데서는 한마디도 못하다가, 한 시의원이 자리를 뜨자 비난을 퍼부었다는 것인데……, 최 시장이 15분가량 한 발언은 자리에 동석한 기자가 듣기에도 민망할 지경이었다. 물론 최 시장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주시가 건립을 추진하려는 시민운동장은 분명 경주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다. 그러나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 대다수가 우려를 표명한다면 건립계획을 원점부터 다시 검토하는 것도 시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 시장의 자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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