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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벌초' 팽개친 우리들의 선량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9월 23일(수)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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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최형대 사회복지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이 어제였는데 금방 추석이 글피로 다가왔다. 휴가비, 여름 건강, 더위를 걱정하였는데 벌써 추석제수를 준비하고 있다. 이때는 조상묘 벌초를 위해 차량으로 도로를 메우고, 차량소리, 예초기 소리, 벌초꾼들의 두런거림 소리로 산골짜기를 메우기 마련이다.
벌초란 용어는 금초(禁草), 소분(掃墳)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백중이 지나 처서가 되면 풀이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이때 벌초를 하면 비교적 오랫동안 산소가 깨끗이 보전되며, 추석에 성묘를 할 때 자손들의 조상에 대한 도리의 실천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기에 추석 전에 반드시 벌초를 끝내려고 한다.
경기도에선 "8월에 벌초하는 사람은 자식으로 안 친다" 라고 하여 추석 전에 벌초를 미리 해놓아야 하며, 제주도에선 "추석 전이 소분 안민 자왈 썽 멩질 먹으레 온다"(추석 전에 소분을 안 하면 조상이 덤불을 쓰고 명절 먹으러 온다.)라는 말이 있다.
벌초는 행위자체에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가장 우선적이면서 본연의 의미는 조상의 묘 청소이다. 이러한 벌초 행위는 조상묘의 정리정돈이 목적이며, 산림화와 정글화에 의한 분묘의 자연화로 인한 황폐화와 분실방지의 목적이 강하다. 그리고 성묘시 자기행위에 대한 자기체면적 뿌듯함도 또 다른 큰 목적 중 하나이다.
또한 벌초행위는 조상에 대한 자기반성과 새로운 각오의 의미로 작용하기도 한다. 벌초 시간은 물론이고 심지어 벌초 전 준비기간에서부터 이미 조상에 대한 종합적인 성찰이 시작되며, 그리고 조상과 맞대면하는 벌초행위 시간과 벌초 후 상당시간 동안 자신의 긍정행위에 대한 대견스러움과 자기만족 등 조상과 연결된 모든 행위와 생각들이 자신을 정화시키고 미래 자기행동에 있어서 긍정의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가족이나 후손들에 대한 교육적 작용의 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설사 벌초에 참여하지 않은 가족이나 일가 구성원들에게도 참가자들의 모든 벌초관련 행위들이 긍정적 학습 효과로 작용하여 모방적 만족을 얻으려는 동기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벌초의 모든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역할충돌 이나 금전 분담의 공평성 문제 등의 다툼이 있을 수 있으며, 예기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의견대립과 안전관련 사고, 금전 혹은 시간적 부담의 과중 등으로 발생하는 후유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래도 이렇게 연례적으로 벌초를 하는 것은 분명 부정적 효과의 총량보다는 긍정적 효과의 총량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긍정적 시대행위를 우리는 미풍이라 한다.
요즈음 각 정당들마다 공천권을 둘러싸고 정가가 매우 시끄럽다. 주민이 뽑은 선량들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차기 공천권을 둘러싸고 이합집산과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분명 10월 8일까지 국정감사 즉 정기 국정벌초 기간인데 말이다. 그래서 각종 언론 매체에는 국정벌초보다 선랑들의 이합집산기사가 우선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추석 때 그들도 지역구나 고향을 찾을 텐데 어떤 마음으로 귀성 차량에 오를지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우후죽순처럼 자란 사회적 비정상과 행정부의 비상식적인 행위와 실수에 대한 정리정돈적 벌초는 누가한단 말인가. 국감을 통해 연례적으로 정리하여도 1년 후에는 또 산더미처럼 비정상이 쌓이기 마련인데 국정벌초는 팽개치고 공천음복에만 매달린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조상님 산소 벌초를 팽개치고 조상음복만 구걸하는 불초손(不肖孫)과 다를 바가 없다.
벌초 못한 후손은 조상님에 대한 자기스스로의 마음적 징벌이라도 받지만 국정에 대한 벌초를 팽개친 분들은 눈앞에 맴도는 공천낙원에 전념하여 마약에 취한 듯 사리분별을 못하니 그 피해는 그들을 국회로 보낸 주민들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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