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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 모독' 방치하는 경주시의 무책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8월 05일(수) 11:11
삼국을 통일하여 신라 천년의 기틀을 더욱 공고히 다진 문무대왕이 묻힌 곳인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의 대왕암은 세계 유일의 수중왕릉이다. 그래서 이곳은 사시사철 가족들과 단체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경건하고 엄숙해야 할 문무대왕릉 주변이 요즘 들어 매일 굿판이 벌어지고, 소음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무대왕이 숭앙과 흠모의 대상이 된 데는 죽어서도 용이 되어 왜구의 침입을 막아 나라를 지키고 싶다고 유언한 그의 거창한 호국 의지보다는 '상례를 검약하게 하고 죽은 지 열흘 이내에 화장하라'고 유언한 그 대목 때문이다.

 거대한 국장을 치른답시고 그 비용을 서민들에게 갹출할까봐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라고 명한 그의 백성을 아끼는 순수하고 따뜻한 인간미와, 불교신자로서 극락왕생의 길을 택하지 않고 나라를 지키고자 차가운 바다에 유골을 뿌려달라고 유언한 그의 숭고한 정신을 우리는 더 우러러본다.

 이렇게 후손들이 본받고자 하는 문무대왕릉 앞 해변에 수많은 굿당이 설치돼 있다. 요란한 꽹과리 소리, 북 소리가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간이 천막 안에 무속인들이 음식들을 차려놓고 주문 외는 소리로 소란스럽다. 예전부터 굿판이 가끔씩 벌어지곤 했지만, 그 동안 경주시와 양북면의 방치에 가까운 무책임 탓에 상황이 심각해진 것이다.

 일부 횟집 주인들이 무속인을 상대로 장소를 임대해준다고 한다. 굿이 끝나면 제물로 쓴 돼지머리나 떡, 과일, 막걸리 등을 바다에 마구 버려 해변이 더럽혀지고 있다. 그럼에도 관할 행정기관이 손을 놓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양북면 책임자의 답변이다. "북 치고 장구 치고 하는데 가서 '하지 마시요!'라고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요"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절경을 품은 유서 깊은 유적지가 이렇게 속수무책 오염되고 있다. 하지만 관계 당국이 마음만 먹고 제재를 가하면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다. 횟집 앞 천막도 불법임이 분명한데 거기에 대해 임대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은 더욱 불법이다. 소음 공해에 대한 단속, 쓰레기 단속을 강화하고, '문화유적지 보호 보존법'을 적용하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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