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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아름다운 경주 물려줘야죠"
인터뷰 '15년째 거리 청소'이명석 씨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20일(월)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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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거리 청소를 나온 이명석씨(왼쪽)와 이웃 김정순씨. | | ⓒ 경북연합일보 | | 태풍이 분다. 하느님이 더렵혀진 세상을 깨끗이 청소하시는 듯 비바람이 휩쓴다. 지난 17일 오전 6시께. 이날도 어김없이 경주시 황성동의 이명석(70)씨는 집게와 마대 그리고 지렛대를 쥐고 새벽길을 나섰다. 오늘은 바람이 꽤 불어 집 근처로 향했다. 거리에는 어젯밤 분 비바람 탓으로 물기 젖은 쓰레기들이 길 가장자리에 많이 있다. 이씨는 집게로 큰 쓰레기들을 부지런히 주워 모았다. 막 뒤따라온 이웃 동생 김정순씨는 잔 쓰레기들을 빠르게 쓸어 담는다. 긴 지렛대로 하수구 뚜껑을 들어 올리려는데 갑자기 바람이 휭 불어 길가의 쓰레기들이 흩날리고, 몸마저 기우뚱했다.'나도 이제 늙었구나. 이정도 바람에 몸이 휘청거리다니!' 김씨는 되뇌였다. 하지만 다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두어 시간 거리청소를 하고 집으로 가면, 몸이 가뿐해지고, 아내 최상분씨가 정성스레 차려준 아침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명석씨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이씨가 거리청소를 시작한 때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0년간 다녔던 안강읍의 풍산금속을 정년퇴직하고, 생계를 위해 폐지를 모았다. 그러자 정든 옛 동료들이 종이를 정성껏 묶어서 입구에 내준다. 이씨는 그것을 팔아 2천만원을 넘게 벌어 자녀 학비와 생활비에 보탰다. 이씨는 그 때부터 틈틈이 거리청소를 시작했다. 이 소식이 자연스레 알려지자 이원식 전 경주시장이 상을 주었다. 그때 받은 진공청소기가 아직도 이씨 집 거실에서 작동되고 있다. 현재 아들 원문(41)씨는 두산그룹에 다니고, 딸 혜경(38)씨는 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의성에 산다. 또 시군 통합전 마지막 경주군수였던 이상화 전 군수가 친자형이다. 이씨는 장애인협회에서 복지일자리에 나가면서 5~6년 전부터는 봉사현장에도 나간다. 두 달여 전부터 이씨는 본격적으로 거리청소에 나섰다. 새벽 청소를 하고 오전에 복지일자리를 마치면, 오후에는 도시락을 싸들고 황성공원과 김유신장군묘 인근에 머물면서 종일 청소를 한다. 지나가던 한 시민이 박수를 쳐준다. 그것만으로 이씨는 가슴이 뿌듯하다. 하지만 저쪽에서 상당 시간 서성대며 관공서 건물에 들락날락하는 사람은 본체만체 하고, 어떤 이는 손가락을 빙빙 돌린다."하느님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거리청소를 합니다. 뒷바라지에 애쓰는 아내에게도 늘 미안합니다. 황성공원에서 에어로빅을 하고 롤러를 타는 저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주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말을 이어가던 이씨는 설움에 북받쳤는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왜인지 요즘은 눈물이 많아졌단다. 흩날리던 빗물이 눈물과 섞여 이씨의 뺨을 적셨다. 이씨의 눈물에서 '세상에 의미 없는 눈물도, 가치 없는 눈물도 없다'는 평범한 말들이 떠올랐다. 구름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어느새 동녘에는 하얗게 하늘이 드러나고 있었다. 강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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