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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이름, 왜 낭만적인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15일(수) 11:18
↑↑ 문무학 문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여름이 깊어간다. 사계절 중 가장 젊은 계절 여름, 그 여름이 가진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제 우리에게도 많이 익숙해진 바캉스도 있고, 풍성한 여름 과일을 비롯해서 먹을거리도 푸지다. 그러나 여름이면 늘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태풍이다. 자연 재해가 태풍뿐이 아니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일어나는 지진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피해를 준다.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대륙 동부로 불어오는 폭풍우를 수반한 맹렬한 열대 저기압이다. 풍속은 초속 17.2미터 이상으로 중심에서 수십Km 떨어진 곳이 가장 크며 중심은 비교적 조용하다. 이 조용한 곳을 태풍의 눈이라고 부른다. 여름이 좋기는 하지만 태풍은 정말 두렵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준 태풍은 2002년 8월의 루사다. 무려 5조 1,497억 원 가량의 손실을 가져왔다.

 오늘이 7월 15일. 달력상으로는 그야말로 여름의 한복판이다. 6월에서 8월까지 3개월을 여름으로 치니까 그 가운데고 어저께가 초복이었으니 여름 중의 여름이다. 그런 가운데 태풍 9호 찬홈의 영향을 받아 피해가 생겼고, 10호 태풍 린파는 약화되었지만, 11호 태풍 낭카가 이번 주에 또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일이 되고 있다.

 태풍은 이름을 갖고 있다. 태풍이 발생하면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으므로 동시에 같은 지역에 하나 이상의 태풍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때 발표되는 태풍 예보를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태풍의 이름은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14개국에서 10개씩 제출한 140여개의 이름을 번갈아 붙인다. 태풍에 이름을 처음 붙인 것은 호주의 기상 예보관들이었다. 그들은 태풍에 싫어하는 정치가 이름을 붙여 희화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 공군과 해군이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그래서 1978년까지 태풍의 이름은 모두 여자 이름이었으나 성차별이라는 여성 운동가들의 주장이 제기되어 1979년 이후부터 남녀 이름을 골고루 부여했다.

 북서태평양에서의 태풍 이름은 1999년까지 괌에 위치한 미국 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했다. 그러나 2000년부터 모든 태풍에 회원국의 고유 언어로 만든 이름을 번갈아 쓰기로 했다. 태풍 위원회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태풍 경계를 강화하기 위하여 서양식에서 태풍위원회 회원국의 고유한 이름으로 변경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제안해 선정된 태풍 이름은 개미, 제비, 나리, 너구리, 장미, 고니, 수달, 메기, 노루, 나비 등이다. 북한도 10개를 제안해 한글 이름이 20개가 되니까 태풍 이름에 우리 한글 이름이 많다. 그러나 태풍은 너무 많은 피해를 일으키면 그 이름이 퇴출된다. 한 예로 우리나라가 제안한 태풍 이름 '나비'는 2005년 9월 일본 큐슈에 상륙, 막대한 피해를 입혀 일본이 변경을 요청 '독수리'로 바뀌었다.

 태풍 이름을 대체로 부드럽고 친숙하게 또 낭만적으로 짓는 것은, 피해를 적게 주고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연간 서른 개 쯤의 태풍이 발생하니까 올해도 남은 태풍이 많다. 올해 이는 태풍은 모두 제 이름을 닮아 조용히 지나가기를…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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