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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知止)의 정각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12일(일) 12:06
↑↑ 김영호 교육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가는 것과 멈추는 것을 한자로는 행(行)과 지(止)이고 영어로는 고(go)와 스톱(stop)이다. 가는 것을 위해서는 육신이 정상이어야 하고 정신 또한 목적지를 지향할 수 있도록 바르게 각성되어야 한다.

 인간의 하루 일과는 모두가 가는 것과 멈추는 것 즉 행지에 관한 것이다. 밥을 먹는 것은 행이고 식사는 끝내는 것이 지이다.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는 것은 go이고 가서는 안 될 때는 제동장치를 밟아 멈추는 것은 stop이다. 화투놀이에도 고와 스톱이 있다. go할 것인가 stop할 것인가의 전시적 상황에서 잘못 판단하여 스톱을 해야 마땅한데 고하게 되면 피박을 맞고 후회의 벌금을 감당해야 한다. 지의 잘못이 가져온 부정적 보상이다.

 국민의 대변자인 정치인들이 의회에서 자기의 온당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행이고 어느 시점에서 제안을 멈추는 것은 지이다. 행을 아는 것이 지행(知行)이고 지를 아는 것이 지지(知止)이다. 지행일치는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을 일치시키는 것으로 인간행동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잘못 안 것을 행동화할 때는 범법성을 갖게 되어 사회적 심판을 피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래서 지는 독립변인의 역할을 하고 행은 종속변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행도 중요하지만 지는 더욱 중요한 것 같다.

 단 한번으로 머뭇거리지 않고 정확하게 끝내는 것이 일지(一止)이다. 일(一)과 지(止)를 합하면 정(正)이 된다. 두 번 다시 수정하지 않도록 단 한 번에 멈추는 것이 정(正)자(字)가 갖는 자의(字意)이다.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행지를 바르게 하지 못할 때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어른들은 행지를 바르게 하라고 강조하지만 욕구와 욕망 때문에 모범적 행함이 어렵다.

 지지연후(知止然後)에 유정(有定)이라 했다. 멈출 곳을 안 다음에 정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멈출 곳을 안다는 것은 사안에 따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주변에서 지를 위한 설득과 조언 등을 하지만 선뜻 멈추기란 어려운 것이다. 집단적 압력이란 외인(外因)이 지를 요구한다할지라도 주관적 판단이 지할 수 없다면 주저와 침묵으로 자기 내홍(內訌)을 감내해야 한다. 확고한 신념이 상황인지를 잘못하여 지지(知止)에 실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양심 없는 쾌락을 추구한 불명예를 남기고 만다.

 마하트마 간디는 '노력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지식, 도덕성 없는 상업, 인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기도, 원칙 없는 정치'를 세상의 일곱 가지 죄라고 이름 붙였다. 이 일곱 가지 죄 역시 행지의 결과에서 나타나는 비인격적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보아진다. 원칙에 벗어난 정치를 하다가 동물적 대우를 받는 다면 그것은 너무나 억울할 것이지만 냉엄한 세평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한 것 같다. 동물이 그 존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함부로 천대받지 않는다면, 그 나라의 국민들은 동물보다 더 상위의 존귀한 대우를 받을 것이다. 국민들을 천대하고 동물에게 최상의 대우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웃 집 개만도 못하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이 말은 지지적 행위가 비인격적, 비도덕적이었음을 지적하는 말이라 하겠다.

 간디는 "그 어떤 것에서도 내적인 도움과 위안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을 잡아라"고 현명한 행의 판단에 대해 지시적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내적인 도움과 위안을 찾을 수 없다면 명확한 지지를 통해 사회적 생명을 지키는 것이 옳다고 할 것이다. 그것은 생명과 같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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