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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만 선(善)이라 할 수 있을까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30일(화) 10:54
↑↑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 경북연합일보


결국 국회법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행사로 정치권이 충격과 정쟁에 휩싸였다. 여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재의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국회법개정안은 자동 폐기되고 국회의 행정입법권 침해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우려는 일단 불식되었다. 그러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한 대통령의 발언이 법리적인 주장을 벗어난 여야정치권에 대한 공격적 내용이 핵심을 이루는 바람에 정치권이 새로운 갈등과 반발로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혼란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국가적 재난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박대통령의 거부권행사는 헌법을 지킨다는 입장에서는 설득력이 있을 수 있어도 “배신의 정치”, “국민이 심판해 달라”는 정치권에 대한 공격성 발언은 많은 비판을 몰고 올 수 있다. 이는 대통령은 선이고 국회는 악으로 비칠 수도 있게 한다. 또 대통령은 선인데 여당 지도부는 악으로 비칠 수 있게 한다. “과연 그럴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격렬한 논란과 시비를 몰고 올 수도 있다. 지금까지 대통령도 정치권의 범주에서 활동해 왔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마당에 자신이외의 정치권을 싸잡아“배신의 정치”라고 비난한다고 자신만“초월적” 정치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설사 국민들에게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다하더라도 국민과 정치권이 이같은 대통령의 태도에 쉽게 승복할 수 있을까.

이번 사태는 대통령의 공약인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법안처리 과정에서 당초 논의가 없었던 국회법개정안을 ‘새정련’이 끼워 넣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다.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해 새월호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한 행정부 권한을 가로채기 위해 이같이 비루한 짓을 벌인 것이다. 여당은 협상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에 발목이 잡혀 공무원연금법개정안 처리를 위해 부득이 이를 받아주었다지만 위헌요소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합의했다면 분명히 잘못이다.

그렇지만 박대통령이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정치권에 대한 평소 불만을 표출하고 그것도 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까지 지목해 감정을 보인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박대통령은 “국민을 위하겠다.”며 선거 때는 표를 구하고 선거후에는 지키지 않는 여야의 행태를“배신의 정치”로 규정하고 배신의 정치는 선거에서 반드시 국민이 심판해야한다고 국민에게 직접 호소했다. 유 원내대표에 대해서는“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대해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라며“정치는 자기의 정치철학과 정치논리에 이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의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면도 있고 속시원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 자신도 잘못된 인사로 총리와 장관임명에 많은 난맥상을 빚었고 국회의원시절에도 문제의 국회선진화법을 만드는데 앞장선 정치인이어서 남의 말 하듯 정치권을 질타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특히 국회선진화법에 묶여 빅딜을 할 수밖에 없고 여당의원총회의 동의를 얻어 협상을 벌였던 원내총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온당하지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정무수석 조차 장기공석으로 둔 청와대가 당청간의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은 없는 것인가. 더욱이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지키겠다는 행정부의 수장이 국회의 여당원내 대표를 공격하고 원내대표가 거듭 머리를 조아리는 나라가 과연 올바른 민주주의를 하는 것일까.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만 선이라 할 수 있을지.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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