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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월세'·'모세의 기적'… 희망은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25일(목) 19:06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가 온통 우울함과 답답함으로 가득차 있다. 정부와 대형 병원들이 초기에 적절히 대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더해가고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숨을 쉬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느끼는 일상이 벌써 한 달을 훌쩍 넘겼다.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휴일에도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은 작년의 4의 1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그 직격탄은 온전히 국내 소상인들이 받고 있다. 졸지에 매출이 반 토막 나고 곧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깜깜할 때 건물주로부터 "이번 달 월세는 반만 내세요"라는 통보를 받는다면…. 그런 꿈같은 일이 청주시 상당구의 한 상가 건물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분들을 위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이달 월세는 반값만 받겠습니다." 건물주가 세입자 7명에게 보낸 단체 메일 내용이다.

 '000 병원 의료진 여러분 힘내세요. 메르스 꼭 퇴치해 주세요' 라는 응원 릴레이가 줄을 잇고 있다. 명지병원에서는 의료진의 건투를 빌며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플래시몹'이 열리고, 유튜브에서는 '그린 리본 응원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의 응원은 메르스 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게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지난 23일 퇴근 시간대에 울산시 무룡터널에서 발생한 6중 추돌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구급차와 소방차를 위해 터널을 꽉 채운 차량들이 양쪽 벽면으로 바짝 붙어 길을 터준 이른바 '울산판 모세의 기적'은 우리 사회 시민의식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비슷한 상황은 지난달 27일 성남시에서도 있었다. 수면제를 삼킨 생후 9개월 된 아이를 싣고 병원으로 달리는 경찰 순찰차에 러시아워 시간임에도 신속히 길을 양보해준 수많은 차량들 덕에 어린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이익만 챙기려 혈안이 돼 있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반대로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사회라면 희망의 씨앗은 곳곳에서 움틀 것이다. 반값 월세, 의료진 응원, 모세의 기적에서 우리는 그 희망의 싹을 본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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