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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은 ‘표 나는 절도’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23일(화)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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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무학 문학박사(시인) | | ⓒ 경북연합일보 | |
표절, 원래 인문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이 더 잘 알게 된 것은 아마 정치권의 논문 표절 논란일 것이다. 공직자 청문회에서 거의 매번 논란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보듯이 표절은 언제나 들통나기 마련이다. 글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보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표절’ 은 정말 ‘표가 나는 절도’라 드러날 수밖에 없는 속성을 갖고 있다.
작가 신경숙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표절에 대한 미지근한 입장을 발표했다. “표절이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표절했다는 말인가 아니란 말인가. 그 외도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현재까지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은「우국」정도다. 어쨌든 외국까지 널리 알려진 한국 작가의 표절은 대한민국을 참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지만 필자도 관심을 가지는 작가들이 있다.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무조건 작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이력 때문일 수도 있고, 작가의 인물이나 인품, 유명세나 작품 전체가 아니라 한 문장이 좋아서일 경우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독일 출생 여류작가 루이저 린제(Luiser Rinser, 1911~2002)는 그의 독특한 이력이 나를 끌어당겼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있었다. 그러나 학교로부터 나치스에 가입하라는 독촉을 받게 되자 학교를 떠났다. 같은 해에 결혼을 했고, 소설을 쓰기 시작 1940년에 처녀작이자 출세작인 ‘파문(유리반지)’을 발표했다. 남편이 전사를 하고 그는 히틀러 정권에 반발했다는 이유로 작품 출판을 금지당하고 투옥되었으며, 1944년 10월에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종전으로 1945년 석방되었다.
소설가 신경숙은 그의 화려한 활동에 늘 주눅 들어 하면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경우다. 특히「엄마를 부탁해」와 관련, 우리 소설이 해외로 진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은 한국 문인으로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Please Look After Mom」으로 번역되어 아마존 닷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국내외적으로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가. 오늘 느끼는 감정과는 달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긍지를 느꼈다.
그런데 최근 불거진 신경숙의 표절 목록에 루이저 린제의 「생의 한가운데」의 내용이 들어있다니 내겐 참 묘한 겹침이다. 이른바 니나 신드롬을 일으킨 소설「생의 한가운데」의 첫 문장, “여자 형제들은 서로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든지, 혹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든지 둘 중 하나다.” 이 문장이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25쪽에는 “모녀 관계는 서로 아주 잘 알거나 타인보다 더 모르거나 둘 중 하나다.”로 나온다.
신경숙이 정말 표절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든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든지 둘 중 하나” 일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안타까움이 따르지 않을 수 없다. 표절하지 않고는 소설을 쓸 수 없었던가. 그 많은 독자들이 느꼈을 실망감을 어떻게 할 것인가? 유명하지 않아도, 책이 팔리지 않아도,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글을 쓰고 있는 작가들과 큰 꿈을 꾸고 있는 예비 작가들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 그런 일 절대 없어야 하지만, 이 일로 대한민국의 문학 작품이 노벨상에서 더 멀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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