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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빠진 경주시 노사민정협의회
김 장 현 사회부 기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22일(월) 18:18
 경주시가 지난 17일 노사민정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열었다. 지난 3월 협의회 공식발족 이후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협의회는 5년여째 첨예한 노사 간 분쟁을 겪고 있는 이른바 '발레오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경주시는 발레오사태의 소극적인 대처를 두고 지역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음에도, 이날 협의회를 언론 등에 알리지 않는 등 비공개로 진행했다. '노(勞)·사(使)·민(民)·정(政)협의회'란 말이 무색하리만큼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한 것이다. 이날 회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경주시가 비공개로 진행한 속내가 드러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간 설왕설래를 넘어 치열한 갑론을박이 오고간 것으로 전해진다.
 발레오 사측을 지지하는 쪽은 "금속노조 측의 지나친 강성일변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금속노조지회 측을 지지하는 쪽에선 "금속노조지회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회의는 "발레오사태의 대법원 판결을 보고 결정하자"는 결론을 내며 마쳤다.
 이처럼 팽팽한 양측의 주장만 되풀이됐을 뿐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방안은 단 한 건도 도출되지 않았다. 이 사태의 당사자인 발레오전장의 노·사 어느 측도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양식 시장이 아닌 김남일 부시장이 협의회를 주재해 경주시가 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날 회의의 결론처럼 대법 판결이 나더라도 쉽게 해결될지 의문이다. 기업별 노조가 승소하든 산업별 노조가 승소하든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측이 승소한다면 이를 근거로 기업별 노조 출범후 새로 맺은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의 근거가 상실될 수 있기에 조합원들의 관련소송이 줄을 잇게 된다.
 이에 따라 사측이 부담하게 될 소송비용은 발레오전장의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비슷한 4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발레오전장의 100% 지분을 가진 프랑스 발레오그룹이 기업청산 절차를 밟을 것이란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기업별 노조 측이 승소하더라도 사측에게 유리하지만은 않다. 금속노조가 대법결과를 받아들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측이 발레오전장의 승소판결을 산업별노조를 억압하는 정부정책으로 판단해 현재 3천400여명에 달하는 금속노조 경주지부원들의 항의성 파업뿐만 아니라 15만 전국금속노조의 연대 파업까지도 예상된다. 또 더 나아가 금속노조의 상위노조인 민주노총의 연대파업까지도 예측할 수 있어, 경주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남의 집 불구경하는 듯한 경주시의 일련의 행보로는 발레오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먹튀' 논란을 빚으며 제2의 쌍용자동차 사태로 비화되고 있는 경기도 이천 '하이디스테크놀로지'를 설득하기 위해 조병돈 이천시장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하이디스 본사가 있는 대만 방문을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디스는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제조업체로 지난 5월 경영난을 이유로 공장폐쇄를 단행해 전체 직원 370여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협력사를 포함해 3천여명의 삶의 터전이 걸려 있는 발레오사태를 바라만 보는 경주시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대목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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