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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헌법지키기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22일(월) 15:36
↑↑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 경북연합일보


지난 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개정안과 함께 통과된 국회법개정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행사 가능성으로 메르스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 또 하나의 폭발성 있는 이슈로 다가오고 있다.

  행정입법의 범주로 넘겨진 각종 법률의 시행령이 법률정신에 어긋날 때는 국회가 이를 시정 요청할 수 있고 정부는 이를 검토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 같은 개정안 내용을 행정부에 대한 강제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와 없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맞서고, 강제성이 있다는 쪽은 행정부의 권한을 입법부가 침해한다고 보는 데서 시비가 빚어지고 있다.

  이런 견해를 가진 측에서는 삼권분립 체제를 헌법정신으로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국회가 위헌입법을 하게 된 것이므로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마땅히 거부권행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와대도 대체로 위헌성이 있다고 보고 30일까지 거부권 행사에 대한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이번 국회법개정의 배경은 이전부터 여·야간에 공감대를 가지고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여권이 추진해온 주요 국정과제의 하나인 공무원연금법개정 과정에서 야당인 새정연이 끼워넣기한 것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야당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연금법개정에 합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받아들였다는 데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야당이 국회법개정을 노린 이유는 이 법안의 국회통과 직후 야당측이 '잘못된'행령 모두 손보겠다고 밝힌 데서도 드러났듯이 정치적 저의가 있어서다. 그동안 정치적 쟁점이 되어온 세월호특별법시행령을 비롯 여·야간 갈등을 빚어온 정부시행령을 야당의 입맛에 맞도록 고쳐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도는 시행령이 법률정신을 어기는 경우 이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행정입법에 직접 개입함으로써 자칫'국회독재' 우려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거부권행사는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 최악의 경우 여당마저 등을 돌린다면 박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정치적인 고립에 빠져 국정수행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럴 경우 식물정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국민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다행히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법개정안의 위헌성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어 정부여당의 충돌은 피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문제는 국회와 행정부 권한의 경계를 긋는 사안으로 헌법이 정한 삼권분립체제를 실질적으로 지키는 핵심 내용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행정부의 독재도 안 되지만 국회의 독재도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메르스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심각하다지만 이 문제도 결코 적은 문제가 아니다. 헌법정신에 맞게 시비가 가려져야할 것이다. 정치권도 헌법수호라는 입장에서 이를 냉정하게 처리해야하고 정파적 이해관계로 정쟁을 일으킨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대통령은 국회가 이미 법안을 행정부로 넘긴 이상 헌법수호자의 입장에서 위헌성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해서 거부권행사여부를 결정하는 게 마땅하다. 거부권행사를 하더라도 국회와 정부가 헌법정신에 맞는 합리적 절충을 할 수 있다면 다행하지만 끝내 의견이 맞서 국회가 재의결을 한다면 헌재소송을 통해 라도 반드시 시비를 가려야한다. 그것이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선서한 헌법을 지키는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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