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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명물 '황남빵의 원조'…"은근한 맛 일품이네"
1937년부터 이어온 전통의 맛
품질유지 위해 최고의 재료 고집
빵의 70%가 국내산 팥소
달지않아 물리지 않고 담백한 맛
인공감미료·방부제도 없어
체계적인 생산 관리·정성 담아
수제방식 고수…한계 뛰어 넘어
이종훈 기자 / lee0071@chol.com 입력 : 2015년 06월 07일(일)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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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최영화빵\'은 4대를 이어 78년간 뚝심과 정직으로 구워낸 빵의 부드러움과 구수함의 인기가 한결같다. | | ⓒ 경북연합일보 | | 천년고도 경주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광지다. 경주에 가면 반드시 들려야 할 곳이 불국사와 석굴암이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것으로 '최영화빵'을 꼽을 수 있다. 4대를 이어 78년간 뚝심과 정직으로 구워낸 빵의 부드러움과 구수함의 인기는 한결같다. 그런데 경주하면 '황남빵'인데 왜 이름 생소한 '최영화빵'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이 빵의 창업자인 고(故) 최영화(1917~1995)옹의 둘째아들이 '황남빵' 상표를 먼저 확보했고, '최영화빵'은 맏아들 집안에서 최근에 상표등록을 했기 때문이다. 빵가게를 운영하던 최 옹의 맏아들 최창국 씨는 1998년 고인이 됐고 그의 아들 최주환(41)씨가 어머니를 모시고 할아버지가 물러준 경주시 황오동 307번지(북정로 6)에서 가업을 이어오다가 지난해 4월부터 새롭게 등록한 '최영화빵'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최영화빵' 창업주 이름 딴 상표 경주에는 유난히 빵집이 많다. 최영화빵이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전국 유명제품으로 인기를 누리자 너도나도 빵 판매업에 나서면서 시내와 관광지를 중심으로 매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 150개가 넘는다. 물론 전통을 살려 옛 맛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곳도 많이 있겠지만 최영화빵과 비슷한 짝퉁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소비자가 안다. 최영화빵 가게에는 손님이 줄을 선다. 전국에서 택배주문도 끊이지 않는다. 갓 구워낸 빵을 한입에 무는 순간, 혀에 닿는 느낌은 표현하기 어렵다. 달라붙지도 않으며 맛을 음미하게 한다. 그리고 꽉 찬 팥소가 터지는 순간 입안에서 퍼지는 맛은 팥고물이 달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단번에 불식시킨다. 닷 맛은 금방 물리게 하지만 최영화빵은 그렇지 않다. 은근한 맛에 자꾸 손이 가게 된다. 빵이라기보다 과자에 가깝고, 과자라기보다 빵에 가까운 최영화빵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1937년, 일제강점기 때 최영화 옹이 주린 배를 불려주면서 맛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끝에 조상 대대로 집에서 팥을 이용해 만들어 먹던 음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스물한 살 젊은 나이에 우리나라 전통 떡고물이나 찹쌀떡 소로 쓰이던 단팥 소를 빵에 넣어 찌지 않고 굽는 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최 옹이 개발한 빵은 손자(최주환)로 4대를 이어져 오면서 그 맛을 지키고 있다. 빵의 제조과정에는 특이한 점이 많다. 첫째 창업주 할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방법에 따라 물과 밀가루의 비율과 양, 공정시간, 보관유지와 당도조절을 한다. 이는 재료보관은 물론이고, 팥 속을 만들어 정확한 온도에서 정확한 시간 동안 숙성시키는 과정에 정성을 들이는 것을 말한다. 둘째 밀가루 반죽을 올려 수분이 없어지지 않는 시간 안에 제빵형태를 만들며, 셋째 시간 타이머가 돌아가지 않는 오븐에서 수작업 불조절로 한 번에 굽지 않고, 같은 시간에 구워지지 않는 빵은 순차적으로 구워낸다. 이 세 가지를 완벽하게 이뤄냄으로써 가업의 맛과 전통을 이어가고 있고, 전 공정을 손으로 해 맛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특히 식품업자들이 흔히 유혹되기 쉬운 방부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 '최영화빵' 상표 등록에 대해 최주환 씨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렇게 설명한다. 할아버지가 1937년 노서동(옛 경주시청 서편)에서 제빵업 경영을 시작했고, 1939년 황남동(대릉원 동편)으로 가게를 이전해 온 가족이 정성을 다해 빵을 만들어 팔았다. 그 맛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인기를 누리게 되고, 당시 간판도 없는 가게에 인근 주민들뿐만 아니라 남·여고생들이 즐겨 찾으면서 황남동에서 유명한 빵으로 알려져 '황남빵'이라는 간판을 달게 됐다. 창업주 최 옹은 상표권 없이 영업을 하다가 1995년 타계하고, 그의 맏아들 최창국씨 집안 3대에 와서 '최영화빵'으로 상표등록을 마쳤다. 최 씨의 맏아들 최주환씨는 그전에는 '경주 황남빵' 상표로 영업을 했으나, 상표권이 삼촌 명의로 돼 있어 언제 간판을 내리라고 할지 불안한데다 할아버지의 업도 높이기 위해 '최영화빵'으로 상표 등록을 했다는 것이다.
◇4대를 이어온 한결같은 맛 '최영화빵'은 4대째 80년 가까이 가업으로 이어오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찾는 고객들을 위해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주환 대표는 빵도 음식인데 사람의 입으로 들어간다는 것에 이윤을 먼저 생각하게 되면 정성과 맛에 금방 차이가 나기 때문에 품질유지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이 최고의 재료로 전통과 향미를 고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당시에는 먹을거리가 부족한 시기였기에 당도가 높았으나, 세대를 넘어가면서 건강에 관심이 많아 당도를 내리고 지나치게 달지도 않은 팥 앙금을 만드는 것이 과제였다. 하지만 최 씨는 할아버지로부터 팥 앙금 제조 비법을 전수받은 어머니가 옆에 계셨기에 더 개선된 팥 앙금의 맛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최영화빵의 주재료는 국내산 붉은팥이다. 인공감미료나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고 찌거나 삼지도 않으며 구워내기 때문에 팥의 고유한 향이 살아있다. 빵의 구성은 팥소와 반죽인데 약 70%를 팥소가 차지한다. 팥은 이뇨작용을 돕고 염증을 없애주며 주독을 풀어준다. 그래서 술 마신 다음날 속 풀이용으로도 애용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나머지 30%는 밀가루와 계란, 설탕, 소다 등을 넣어 잘 섞어 반죽을 한 뒤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그 속에 팥소를 가득 넣고 감싸듯이 빚어 국화 문양을 중앙에 찍어 계란 물을 살짝 바른 뒤 오븐에 넣어 5분간 구워내면 빵이 완성되는데 이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  | | | ↑↑ '최영화빵'은 '빵 값은 깎아주지 않는다',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만 빵을 만든다'라는 창업주 최영화 옹의 유지에 따라 빵은 만들고 있다. | | ⓒ 경북연합일보 | | 기계로 만들면 인건비 절감과 생산량도 엄청날 텐데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것은 '빵 값은 깎아주지 않는다',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만 빵을 만든다'라는 창업주 최영화 옹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기술과 경영철학을 최근에는 최주환 대표의 아들이 전수받고 있다. 앞으로 최영화빵은 4대로 이어가는 자존심을 바탕으로 '모두에게 맛있는 빵을 만드는 사람과 빵을 드시는 사람 모두가 잘 살 수 있는데 기여하라'는 창업주의 가르침을 신념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  | | | ↑↑ 경주시 황오동 307번지(북정로 6)에서 지난해 4월부터 새롭게 등록한 '최영화빵'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 | ⓒ 경북연합일보 | | ◇빵 브랜드 상표권 놓고 '집안싸움' '최영화빵' 대표 최주환 씨는 신문사에서 홍보를 해 주겠다고 해도 거절이다. 인터뷰는 아예 손사래를 친다. 무슨 이유인지 알 수가 없다. 할아버지가 개발한 빵의 상표권 때문에 지난해 삼촌으로부터 피소를 당한 충격 때문일까? 실제로 황남빵 대표 최상은 씨는 작년 5월 29일 형의 아들인 맏조카 최주환씨와 형수를 상대로 명예훼손, 부정경쟁, 영업방해, 상표권 침해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고소하고, 상표권침해가처분 신청을 대구지법 경주지원에 냈다. 그 결과 검찰은 명예훼손과 상표권 침해는 무혐의 처분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또 법원은 '경주황남빵 상표를 최영화빵으로 바뀌었다는 문구를 포장지와 홈페이지 등에 사용할 수 없다'고 판시하는 판결을 내렸다. 집안간의 법정 싸움으로 최주환씨 가족은 심한 고통을 겪었다. 최 씨는 '풍'으로 장애인이 돼 병원치료를 받고 있고, 동생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현재 최영화빵은 최 씨의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아들이 가게를 꾸려나가고 있다. 빵의 명성만큼이나 지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집안싸움' 송사는 끝이 났지만 열세에 몰린 '최영화빵'이 앞으로 어떻게 어려움을 이기고 할아버지 가업을 이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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