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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인 삶은 어떤 삶인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02일(화)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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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무학 문학박사(시인) | | ⓒ 경북연합일보 | |
6월이 왔다. 6월이 왔다는 것은 여름이 왔다는 것인데, 건강하고 멋진 여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벌써 휴가 계획을 세워 놓고 그 날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휴가지에 가든 어디서 무엇을 하든 좀 의미 있게 보냈으면 좋겠다. 우리가 흔히 문화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매우 특별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과 똑 같이 살면서 어떤 일에서건 조금씩 다르게 하며 산다. 작은 의미를 생산하며 말이다.
나는 여름 멋쟁이를 모자에서 찾는다. 패션의 완성은 모자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고 또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멋진 모자를 쓴 사람을 보면 멋을 아는 사람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도 모자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여러 여건 상 마음대로 쓰고 살 수 없다. 눈이 나쁜 사람은 안경을 쓰고 머리 나쁜 사람은 모자를 쓴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여름 모자는 정말 멋 내기에 안성맞춤인 물건이다.
원래 모자는 의장의 일종으로서 인간의 위엄과 고귀성을 상징하는 용도로 썼던 모양이다. 그것은 왕관이나 추장들의 모자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그 밖의 용도로 사람의 가장 귀중한 부분인 머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철모나 작업모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그 외에도 모자는 다양한 용도에서 방서모, 방한모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존재해 왔다. 우리의 여름만 생각해도 밀짚모자를 여름과 떼놓기가 어렵지 않은가.
이어령은 "모자는 권위주의의 상징이다. 인간은 모자를 발견한 순간부터 권위의 노예가 되었다." 고 쓴 적이 있다. 과거의 모자는 권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왕들은 공식적인 석상에서 왕관을 썼다. 그러나 현대의 국가 최고지도자는 대부분 공식 석상에서 모자를 쓰지 않는다. 모자를 벗어 던진 것이 어쩌면 민주주의로의 발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금은 모자가 권위에 봉사하기보다는 실용적이고 예술적인 데 더 많이 봉사한다.
예술의 세계에서도 모자는 표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소품으로 쓰이기도 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는 좋아하는 여인을 유혹하는데 모자를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주인공 스칼렛은 모자를 좋아했고 색상이 화려한 모자를 많이 갖고 있다. 그걸 안 레트는 스칼렛을 유혹하기 위해 그녀의 눈동자 색과 똑 같은 초록색 모자를 선물한다. 참으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그림에서도 독일 태생의 17세기 바르크를 대표하는 벨기에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밀짚모자>가 있다. 이 작품은 젊은 여인의 초상화를 그린 작품이다. 루벤스의 걸작 중의 걸작으로 꼽힌다고 한다. 이 젊은 여인은 타조 깃털로 장식한 커다란 펠트 모자를 쓰고 있다. 푸른 하늘과 투명한 햇살, 여인의 해맑은 피부를 황홀하게 조화시킨 명품이다. 모자의 차양은 마치 양산 구실을 하며 여인의 하얀 피부를 가려주고 있다. 참 멋진 그림이다.
여름을 멋있게 보내는 방법으로 자기 멋을 드러낼 모자 하나 고르기 같은 건 어떨까. 예술적으로 산다는 것, 문화적으로 산다는 것, 말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 일상 속에서 이렇게 작은 일들을 만들고 그것을 즐기는 것이다. 문화적으로 산다는 것은 결국 재미있게 산다는 것이다. 미소를 머금고 사는 것이다. 문화예술이란 고상한 말에 턱없이 기죽지 말자. 말이 고상한 만큼 실제가 고상한 것은 절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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