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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조화친의 모꼬지 행사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5월 21일(목)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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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김영호 교육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아름다운 꽃이 자연의 창조적 신비를 느끼게 하는 봄이 한마디 인사말 없이 가버리고, 꽃이 진 가지에 움이 트더니 어느덧 연두 빛 잎이 피로에 지친 눈을 씻어주는 계절이 되었다. 향내 각 사당에서는 음력 3월 각 정일에 대체로 불천위를 모시는 향사가 봉행되어 유림들은 바쁜 시간을 보낸다. 향사는 나라가 외침을 받아 위난할 때 귀중한 목숨을 바친 충신이며, 낳아 길러 준 어버이를 지극한 효행으로 섬겨 정려를 받은 효자와 몽매한 인간을 깨우치기 위해 일생을 학문에 정진한 위대한 학자들에게 임금이 내린 부조지전을 받은 조상의 위패가 봉안된 사우에서 향중 인사들이 숭모의 뜻으로 받드는 향화이다.
임진왜란 때 붓을 던지고 분연히 창의하여 전장에서 큰 공을 세워 위민보국한 현조를 모시는 향사에 헌관으로 참예해 달라는 영광스러운 망지를 받았다. 산업화 이후 많이 변천된 사례(四禮)에 대해 혹자는 금수의 세상이라고 혹평하지만 그래도 선대가 물려 준 향례를 계승하여 현조를 지극히 모시는 향사가 전승되고 있기에 깊은 감명을 느끼게 하였다. 자기 조상도 아닌 남의 조상의 제사를 위해 각자 바쁜 생활을 미루고 참예하여 정성을 다해 향화를 받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할 것이며, 당가에서도 참예해 달라는 망지를 보내는 것 또한 전례의 예절을 숭상하는 깊은 의미를 지닌 것이라 생각되었다.
망지를 받고 참석한 집사자들이 의관을 정제하여 파임(爬任)을 하는 전래의 의식장면은 마치 사관생도의 열병의식을 방불케 하는 듯 매우 정확하게 절도 있게 엄숙히 진행 되어 문한세가의 의절을 느끼게 하였다. 제사는 정성이 먼저라는 말을 상기 시켰고, 조상이 물려준 문화유산을 원본과 같이 보전하려는 정신적 가치가 인간사회의 질서를 회복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였다.
향사 전날 오전의 간식, 점심, 오후 간식, 저녁, 밤 간식 등을 순차적으로 대접하였다. 13가지 반찬을 정갈하게 조리하여 소반에 차린 식상은 그냥 먹기기 미안할 정도였다. 집례자의 창홀에 따라 진행된 점시진설, 전폐례, 삼헌례, 음복례, 망료례 등은 전릉 향대제와 같은 절차이었다. 집사들이 각기 소임을 명확하게 알고 실수 없이 시행되어서 모두가 존경스러웠으며, 여비까지 준비하여 전송하는 극진한 예의범절에 미안한 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조상의 향화를 받드는 것은 보본과 단합이라는 큰 뜻이 있다고 할 것이나, 500년 전의 현조를 모시는 향사라면 성손들은 수 백 명이 참예해야 마땅하다고 여겨졌다. 참예자 전원이 미만 30명이니, 조상에 대한 향념은 어느 집 막론하고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100일상도 단축하여 양례 당일 화장 산골 하는 세태에서 볼 때 먼 조상은 의식에서 불감됨은 원망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그러나 훌륭한 조상의 덕화는 소리 없이 미치는 것인데 그것을 의식하지 않는 다면 어찌 자손이라 자처 할 수 있을까.
묘사, 벌초 때는 참석하지 않다가도, 화전놀이를 한다면 원근을 불문하고 대거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는 것은 어는 문중이나 보편적인 현상이라 할 것이다. 향사에 참예한 후 일주일 뒤에 같은 자손이 모이는 화전놀이에 처예손서(妻裔孫壻)로 초빙되었다. 석장동 뒤 산에 모셔진 조상의 후손들이 300여명이 모인 것이다. 향사 때 보다 10배나 많이 모여서 죽은 조상 보다는 산 성손들이 더 보고 싶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같았다. 선영 아래 동산에서 자손들이 즐겁게 노는 것은 조상의 체백을 기쁘게 해드리는 행사라 생각하니 화전놀이는 향사에 버금가는 숭조애손의 모꼬지라 여겨진다. 오는 호국보훈의 달에는 조상을 추원 경모하는 시간이 우선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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