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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영주선비문화축제 "올곧은 청빈의 삶 배워보자"
수기안인·안빈낙도 정신 돌아보는 계기
24일까지 마당놀이·안향 휘호대회 등 행사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5월 19일(화)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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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지난 27~28일 동양대 재학생 50여명이 참가해 교육을 받고 있다. | | ⓒ 경북연합일보 | |
1990년대 초반, 일본열도를 뜨겁게 달군 베스트셀러가 있었다. 문인 나카노 고지(中野孝次)가 쓴 '청빈(淸貧)의 사상(思想)'이 그것이었다. 연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열도를 태풍처럼 휩쓴 이 책은 재산과 지위, 명예를 탐닉하며 질주해온 시대상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됐다. 욕망을 좇아 쉴새없이 내달려왔으나 공허하고 불안한 내면의 그림자는 자꾸만 짙어가는 데 대한 회의와 자성이었다.
부자가 되기 위해 안달하는 세태에 난데없는 청빈은 대체 뭐란 말인가. 그건 단순한 가난이 아니었다. 스스로의 사상과 의지에 따라 적극적으로 만들어낸 간소한 삶의 형태였다.
그랬다! 부자들은 소유에 사로잡혀 가지면 가질수록 더욱 심한 갈증과 불안, 공복감으로 시달렸다. 재산 유지에 급급한 나머지 정신적 자유마저 상실했다. 금전이든, 자리이든, 이름이든 주객이 뒤바뀐 채 부자들은 정작 그 주인이 아닌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다.
'청빈의 사상'은 그 시대상을 냉정하게 직시토록 했다. 간소한 삶의 형태와 방식을 통해 자신을 찾고 이웃을 사랑하며 우주와 하나가 되는 길을 찾자고 촉구했다. 소유를 버리고 존재를 얻었던 선인들의 사례를 거울삼아서였다.
시대상의 흐름으로 볼 때 현대의 한국은 일본의 발자취를 상당부분 재현하는 듯 보인다. 효율과 성장, 물질과 명성 등 외면적 가치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가운데 인격과 협력, 정신과 자족 같은 내면적 가치는 뒷전에 내팽개쳐져 잘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 집착의 폐단과 후유증을 깨닫고 이에서 깨어나려는 움직임 또한 서서히 일고 있다. 물질만능으로 치닫던 일본이 그랬듯이 성장 지상주의에 대한 자성의 기미가 보이고 있는 것. 수기안인(修己安人·스스로를 닦고서 남을 편안하게 한다)과 안빈낙도(安貧樂道·가난함 속에서도 편안하게 도를 즐긴다)의 삶이 지니는 가치에 눈길을 서서히 돌리는 것이다.
20일부터 24일까지 경북 영주시 선비촌에서 열리는 '영주 선비문화축제'는 청빈과 지조의 의미를 반추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영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이 있는 곳으로 고려의 안향(安珦)을 배향하고 있다. 안향 휘호대회 등의 행사로 옛 선비들의 삶을 오늘에 되살려 보고자 하는 것. 축제는 올해로 8회째를 맞는다.
선비는 무엇보다 가난을 즐길 줄 안다. 타고난 성품 그대로 살아가는 것을 삶의 본령으로 삼되 물질의 욕망에서 스스로를 자유롭게 한 가운데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 안빈낙도의 삶은 결코 부끄러움이 아니요 자존감 높은 처세였다.
선비는 또한 자연에 따라 자연 그대로 사는 것을 즐겼다. 정직하고 자연스럽게 사는 게 인생이라고 보며 무욕의 삶을 추구했다. 그런 가운데 풍류를 즐기며 세상을 검박함 속에 넉넉하게 살아갔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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