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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약수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4월 23일(목)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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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김영호 교육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봄비가 내리더니 활짝 피었던 벚꽃은 지고 연두 빛 잎이 곱게 자라 가로수는 새 빛으로 아름답다. 화단에는 연상홍도 다투어 피고, 모란도 자주 빛 넓은 꽃잎을 펼쳐 시선을 당긴다.
'곡우에 가뭄이 들면 그해 농사는 망친다.'고 했는데, 금년은 곡우에 봄비가 내려서 대풍이 되리라 기대된다. 못자리를 할 수 있도록 비가 때맞추어 내리고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봄비는 만물을 소생시키는 단순한 천강수 만은 아닌 것 같다. 창문을 열고 봄비가 내리는 관경을 바라보니 고등학교 시절에 즐겨 외웠던 시인 주요한의 빗소리가 메마른 심전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듯하다.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 같이. 이즈러진 달이 실낱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르듯이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두운 밤을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님같이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맞으려 하여도 보이지 않게 속삭이며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뜰 위에 창 밖에 지붕에 남모를 기쁜 소식을 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가 옵니다.'
언제 외워도 싫증이 나지 않는 시이다. 봄비가 비록 어둠속에 내리긴 하지만 남모를 기쁜 소식을 나의 가슴에 전해 주는 비가 온다고 생각하니 가슴은 먼저 뛰는 것 같다. 무딘 감정에 정서적 다감성을 불러주는 봄비가 사택(四澤)을 가득 채우도록 내리면 농업용수만이 아니라 생활용수에 걱정이 없게 되어 봄비는 기다려진다.
물은 생명체를 성장 발달시키는데 대단히 중요한 것이므로 마땅히 아껴 써야 할 것이지만 문화생활의 변화로 물 쓰임이 많아져서 지방단체는 상수원 마련에 많은 정성과 재원을 투입한다. 예사로 여겨왔던 물이 이제는 세계의 각 나라에서 중요한 국정과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이 버린 각종 폐기물과 유해가스의 배출 등이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질오염 등의 원인이 되어 에코 시스템은 마치 중병을 앓는 듯하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지만, 오염된 물을 최신의 설비로 정화한다 할지라도 순수한 물이 되지 못한 채 부메랑이 되어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세계인들이 '세계 물 포럼'을 조직하여 국제적인 행사를 갖게 되어 금년에 다행스럽게 우리 경주시에서도 열렸다. 수많은 국내외 저명인사들이 좋은 생각을 전해주고 떠나갔으나, 물에 관한 행사를 마치고 나니 신기하게도 비가 내렸다.
기우제를 지낸 것은 아닌데 비가 오니 반갑다. 가물던 어느 해는 하늘에서 비가 내려오다가도 “경주라 하면 다른 곳으로 간다."는 항간의 농담이 있었지만 이번 세계 물 포럼은 그렇지 않고 경주에 반가운 비를 내리게 했다. 행사를 유치하느라 관계관은 남이 모르는 많은 노력을 했을 터인데 그로인해 내리는 덕우(德雨)라 여겨진다.
하이코가 개관 후 처음으로 갖는 국제 행사이기에 시민들은 거기서 논의되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것 보다는 아마도 참여한 분들이 경주에 소재하는 문화유산과 보문단지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보문단지는 국제행사가 개최되는 데 필요한 역사성, 접근성, 안전성, 편리성, 여가성 등의 조건을 충분히 갖춘 도시라는 것에 인식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랐을 것이다.
노자(老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여 물처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 하였다. “물의 선함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것이며 다투는 일이 없는 데 있고(水善利萬物而不爭), 모두가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處衆人之所惡)."하였으니, 경주시는 물포럼 때문에 국제적으로 알려진 도시가 되었다.
시민들이 상선약수의 뜻을 알고 실천한다면 덕우는 경주시민들의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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