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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경주사랑'에 갈채를…
어르신문예학교 '혜성아카데미'운영…양북면 손수민씨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4월 02일(목)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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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손수민 원장 | | ⓒ 경북연합일보 | | 경주시 양북면 어일리 오일장날은 인근 어르신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다. 정겨운 시골장터도 볼거리이지만 벌써 20여년째 이어온 어르신문예학교가 장날(5, 10일) 새벽이면 어김없이 활짝 열리기 때문이다. '혜성아카데미'란 간판의 1층 학교 문을 들어서면 큼지막한 안경을 낀 손수민(53·여) 원장이 넉넉한 미소로 이들을 맞이한다. 처음에는 두세명의 어르신들이 인근 마을회관에서 손 원장에게서 한글과 숫자를 배웠다.지금은 50명가량의 어르신들이 기초교육은 물론 단소도 불고 피아노도 치고 책도 읽고, 비바람도 피하고 추위를 녹이며 문화를 향유하는 유일한 곳이다. 경주시 양동마을 출신으로 대학에서 국문학과를 졸업한 손수민 원장이 양북면에 온지도 28년이 됐다.당시에는 하나뿐인 입시학원을 차렸고, 운영은 성공적이었다. 입시학원이 자리를 잡자 손 원장은 양동마을 손씨 가계에 내려오는 본능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의 문예학교다. "제가 이런 일에 나서는 직접적인 계기는 아버지의 영향입니다."손 원장의 부친 손영호씨(2000년 작고)는 4형제 중 막내로 조실부모했다.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학교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직업은 축산업과 정미소 운영이었다. 하지만 젊은 시절 일본 삿포로에서 5년간 통역을 했고, 아들은 대학을 안보내도 딸은 꼭 보낸다는 뜻을 갖고 있었다. 매주 토요일 점심때는 사오십여명의 이웃들에게 수제비를 대접했다.자식들의 취직이나 승진 때는 기부금구좌 개설을 하게 했다. 이웃들은 그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외모와 성격 모두 닮았다고 했다. 얘기를 이어가는 손 원장의 눈은 어느새 그리움의 물빛으로 젖어 있다.손 원장의 문예학교에는 어르신들만 다니는 게 아니다. 청장년 중에도 의외로 학업 중퇴자들이 많다. 오후시간에 조용히 문예학교를 찾는 이들 중에 몇 년 전 고졸검정고시를 합격해 대학에 입학했다는 제자가 오늘도 안부 전화를 해온다. 또 다문화 어린이와 이웃 아이들도 이곳에 오면 손 원장에게서 피아노를 배운다. 손 원장은 이런 활동이 혼자 힘으로는 될 수 없다며, 적잖은 교재비나 간식비를 후원해 준 정금지씨 등 이웃의 얘기와 작은도서관 사업으로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경주시 당국의 고마움도 빠뜨리지 않는다.손 원장은 두 갈래의 인생설계를 했단다. 오십까지는 돈을 벌고 그 후에는 진정 하고픈 일을 하겠노라고.실제 손 원장은 오십 때 입시학원을 정리하고 혜성아카데미를 열었다. 또 그때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들어서는 장항리 재동 마을에 터가 넓은 집을 한 채 구입했다. 이는 손 원장의 오남매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일생에 걸쳐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날도 손 원장은 벽채까지 완성된 가족박물관 격인 '만파식적 기념관'의 주변 담벽 공사를 직접 한다. 돌을 쌓고 황토를 개어 바르는 작업에 이마에 구슬땀이 흐르고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이 건물이 완성되면 다섯 남매가 평생 모아온 비장의 자료들을 일반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신라 31대 신문왕이 대나무로 만든 피리를 불어 나라의 근심을 없앴다는 만파식적. 머지않아 개관될 손수민 원장과 오남매의 만파식적 기념관도 인근 어르신들의 즐거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경주를 찾는 모든 이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문화적 치유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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