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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설
교묘한 말장난 한일관계 개선 도움 안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3월 30일(월) 19:42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휴먼 트랙 픽킹(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는 실제 인터뷰에서는 일본어로 '진신 바이바이(人身買賣·한국어 인신매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를 영어로 번역하게 되면 '휴먼 트랙 픽킹'이 된다는 것이다. 영어에서 휴먼 트랙 픽킹은 강제 연행을 포괄하는 용어로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공식 견해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어나 우리말에서 인신매매는 주로 여성이나 아동을 성적 착취나 강제 노역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사고파는 행위로 주로 민간업자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좁은 의미의 강제성에 국한하는 경우가 많다. 강제성의 차원이 국가가 아닌 민간인으로 좁혀지는 것이다.

 이는 일본군이 감언·강압 등 모집 과정에서부터 관여했고, 위안소 설치·운영에 직접 개입했으며,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 상황에서의 참혹한 것이었음을 인정한 과거 고노 담화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이다.

 결국 아베 총리는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용어를 미국 정부와 통일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일본군의 직접 개입을 부정하기 위해 인신매매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다음 달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둔 시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경색된 한일 관계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선 이번 합동연설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일보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암묵적으로 요청해온 미국 측에 대해 '우리도 미국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결국 미·일 간에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차가 없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 해석이 맞는다면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가 있는 것처럼 액션을 취하면서도 속내는 범죄행위의 주체를 흐려 일본군과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책임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에 지나지 다는다. 참으로 교묘한 말장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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