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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묘(諫墓)가 주는 교훈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3월 16일(월) 19:01
↑↑ 최형대
ⓒ 경북연합일보

경주 황성동 계림중학교 뒤편 길가에 일반 묘보다 제법 크게 보이는 원형봉토묘가 외롭게 있다.

이 무덤은 주위의 유림동네를 비롯한 경주사람에게는 간묘로 알려져 왔다. 앞부분에 숙종 36년(1710)년 경주부윤 남지훈이 세운비가 있어 간묘의 주인이 신라 제22대 지증왕의 증손으로 진평왕 2년(580년)에 아찬으로서 병부령에 오른 김후직의 무덤임을 알 수 있다.

김후직은 죽어서까지 간언을 유언으로 남겨 군왕을 바로잡으려한 충신애명으로 알려져 있어 전통적으로 충신열사의 대표적 표본으로 거명되고 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평소 정사(政事)를 소홀이 할 정도로 지나치게 사냥을 좋아하는 왕의 행동을 수차례 간하였으나 왕은 김후직이 죽을 때까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한다.

후일 김후직은 병이 들어 죽게 되자 세 아들에게 “내가 신하가 되어 임금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다. 대왕께서 놀고 즐기기를 마지않다가 패망에 이르게 될까 두렵구나! 이것이 내가 걱정하는 바다.

비록 죽더라도 반드시 깨우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희들은 모름지기 내 뼈를 대왕이 사냥놀이 나가시는 길가에 묻어라.”라고 말하였다. 아들들은 그의 유언대로 실천 하였다.

어느 날 왕이 사냥터로 출행하는데 길을 반쯤 가자 멀리서 “가지 마옵소서”하는듯한 소리가 났다. 신하들을 돌아보며 “소리가 어느 곳에서 나느냐?”고 묻자 종자가 “후직 아찬의 묘입니다”라고 아뢰고 드디어 후직이 죽을 때 한 말을 아뢰었다.

대왕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그대가 충심으로 간하더니 죽어서도 잊지를 못하는구나. 나를 사랑함이 깊구나. 끝까지 고치지 않는다면 유계(幽界)와 명계(明界) 사이에서 어떻게 얼굴을 대하랴!”하고 죽을 때까지 다시는 사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일화를 통해서 선조의 유적지에 서려있는 일화의 역사성에 대한 관심과 절대 권력자의 반복되는 일탈행위에 대한 충신의 자세 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진평왕은 왜? 김후직의 간언을 살아생전에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이는 간언의 주제와 그 표현 내용 그리고 동일 간언에 대한 주기의 중요성과 간련이 있는데, 좋은 예가 착실히 조공을 바침에도 불구하고 예방적 차원에서 이웃 나라를 향한 잦은 침공으로인한 역효과와 이웃나라의 반감 유벌에 대한 내용으로 채공모부(蔡公謨父)가 주(周)나라 목(穆)왕에게 주청한 간언이 있다.

이 일화는 동일조건의 자극을 주기적으로 계속 반복하여 주었을 때 자극받는 이의 반응강도로 설명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일화는 고려 우왕의 음주 후 말 타기 습관과 관련된 것으로, 먼저 송도 유수 이자송 과 홍영달은 “왕께 음주 후 승마로 존체를 치상하였으니 원컨대 궁궐에 단정히 거하시면서 사냥을 경계하시고 주색을 삼가라”는 간언을 하였으나 우왕은 듣지 않고 이자송을 파직시켰다.

이에 반해 최영은 울면서 “충혜왕은 색을 좋아하셨으나 반드시 밤에 행하여 사람들이 볼 수 없었고, 충숙왕은 놀기를 좋아 하셨으나 반드시 때를 가리셔서 백성의 원성이 없었으니 왕께서는 놀음에 법도가 없어 낙마하여 몸을 상하셨으니 신이 재상의 직책수행을 바르게 하지 못한 연유 이옵니다”라고 간언하니 우왕은 이에 “지금부터 이를 고치겠다”고 하였다.

이 일화에서는 간언 내용에 있어서 구성의 중요성을 일러주고 있다. 타인을 감응시키는 방법에 있어 이자송은 간언보다는 직언만 한 반면에 최영은 충혜왕과 충숙왕의 예를 들면서 우왕의 생각과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간언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간언을 하는 사람의 개별성과 관련이 있지만 간언을 듣는 사람에게 인지되어 있는 간언을 하는 사람에 대한 정보의 내용 또한 간언을 듣는사람의 의사결정과 관련이 깊다고 하겠다.

분명 우왕은 이자송과 최영의 간언내용을 인식하고 받아들임에는 차이가 있었으며, 두 사람에 대한 언어적 무게감을 동일한 무게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형대 사회복지학박사>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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