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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로 얼룩진 ‘미생 김영란법’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3월 05일(목) 18:27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 오늘 국회를 통과했다. 국가 청렴도 지수 세계 47위라는 오명을 벗고 청렴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공직사회의 기강부터 확립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 이 법이다.

1회에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하면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형사처벌하고, 100만 원 이하라 해도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수수금액의 2배에서 5배까지 과태료를 물릴 수 있도록 한 법 규정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관행에서 보면 다소 가혹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만연한 공직부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범국민적 열망이 입법화로 연결된 것은 투명사회를 향한 첫걸음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정작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법은 꼼수와 모호성으로 가득 차있다. 민간영역인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사를 포함시킨 것부터가 그 시작이었다. 언론의 반대를 끌어내 입법화를 무산시키고자 했던 그들의 속내는 이미 이완구 총리의 후보자 시절 발언에서 그 일단이 드러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이번엔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에게 불리한 부분은 쏙 빼는 ‘과감한’ 결단이 내려졌다. 공직자가 자신 또는 가족, 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이해충돌방지 조항은 논의 부족을 이유로 빠져 버렸고, 법 적용 가족대상 범위도 배우자 한 명으로 축소했다.

공공성을 이유로 언론인을 포함시켰다면 납품비리 의혹이 있는 대기업 관계자, 변호사, 의사, 시민단체 관계자는 왜 제외했느냐는 항변이 잇따르고 있다. 부정청탁 행위 유형 명시 규정 또한 너무 복잡하고 모호해 법률가가 봐도 알 수 없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법의 명확성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가관은 법 시행시기를 1년6개월 후로 정한 것이다. 통상적인 법의 경우 시행 시기는 1년 후다. 공교로운 것인가. 다른 법들처럼 시행시기를 1년 후로 정했다면 내년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 된다.

19대 국회 임기 동안, 그리고 차기 총선 때까지는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가 아니고선 6개월을 더 연장한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다. 위헌 소송이라도 제기돼 법을 개정하더라도 20대 국회로 넘기겠다는 무책임의 극치다. 과연 이래가지고야 김영란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나오는 이유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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