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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먼의 ‘값싼’ 발언 동북아 갈등 봉합에 도움 안 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3월 03일(화)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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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역·양자 외교를 총괄하는 국무부 서열 3위 웬디 셔먼 정무차관이 “민족 감정은 여전히 악용될 수 있고,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한 발언은 아무리 세미나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더라도 예사롭게 넘기기 어렵다.
동북아 지역의 역사·영토 갈등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속내를 짐작케 하기 때문이다. 셔먼 차관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로 중·일간 긴장이 높아지고, 한국과 중국이 이른바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본과 다투고 있으며, 역사 교과서 내용, 심지어 다양한 바다의 명칭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면서 “이해는 가지만 좌절감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 한다”고 강도 높은 표현으로 한·중·일 갈등을 비판했다. 그의 발언을 총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미래를 위해 한·중·일 3국이 과거 문제는 그만 덮어두고 이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러나 현 갈등의 책임에 대해서는 일본 보다 한국과 중국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뉘앙스가 역력하다.
지난해 4월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끔찍하고 매우 지독한 인권침해 문제”라면서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하고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며 일본 책임론을 거론했던 미국 정부의 입장이 이제 바뀐 것인지 말이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몇 년 째 계속되는 동북아 지역의 과거사 갈등이 자국의 국익에 이로울리 없을 것이다.
여기에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협상의 조기 마무리를 위해 일본의 양보가 필요한 입장이고, 전반적인 국방예산 삭감 흐름 속에서 동북아 안보 비용을 일본이 일정부분 떠맡기를 희망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거기에 박자를 맞춰주는 아베 정권이 예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내달 아베의 방미를 앞두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서 나온 셔먼 차관의 발언은 미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딜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참으로 근시안적 전략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 이런 미국의 정책기조 변화는 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차 대전이후 동북아 지역의 전후 질서를 주도했던 미국이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묵인하고 편들기에 나선다면 한국과 중국은 물론,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괴롭힘을 당했던 동아시아 국가 국민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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