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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와 포용적 번영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3월 02일(월) 09:38
최근 경제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양극화 문제와 포용적 번영이다.

양극화 문제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그의 책 '21세기 자본'에서 다룬 후 이제 주류 경제학자의 일상의 논의 주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성장 담론에 가로막혀 양극화 문제는 주류 경제학자의 관심 영역에 배제되어 왔다는 점을 기억하면 이는 놀라운 변화이다.

양극화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이는 성장지상주의자가 반복적으로 주입시켜온 이른바 낙수효과(spillover effect)가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낙수효과에 현혹당하여, 가난한 사람들은 오늘 당장 배가 고프더라도 내일 혹은 가까운 미래에 주어질 기름진 성찬과 흥겨운 잔치를 위해서 그동안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고 참고 견뎌왔다.

그런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미래가 지금 눈앞에 다가왔는데 가난한 사람의 생활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그동안 배불리 먹어온 부자들의 밥상에만 술과 고기가 넘쳐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 성장 과정에서 부자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있는 동안에 가난한 사람은 경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지 못하였고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치명적인 결함이다.
↑↑ 김영철 교수
ⓒ 경북연합일보

피케티는 그의 책에서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근본 원인으로 경제성장률이 자본수익률보다 낮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전체 파이가 커지는 속도보다 특정한 개인이 차지하는 몫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커지게 되면 나머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몫이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밖에 없다.

피케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감추거나 회피하지 말고 만천하에 드러내어 사람들로 하여금 민주적인 방식으로 그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주류 경제학자들이 피케티의 문제의식에 호응하여 내어놓는 담론이 포용적 번영(inclusive prosperity)이라는 개념이다. 포용적 번영은 경제 성장의 결과를 경제 내부 구성원 모두가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제 성장 방식이 일부의 부자들에게 그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성하고 그것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성이 포용적 번영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유이다.

지난 2월 초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G20 재무장관 회의의 주제가 포용적 성장이었으며, 최근 미국 국가경제회의 위원장과 하버드 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저명한 경제학자인 서머스가 포용적 번영이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제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용적 번영이라는 개념은 경제 성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경제 성장은 외연적인 성장을 지향하고 양적 팽창을 도모하여 왔다.

이는 국가 간의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내부에서 양극화를 추동하는 중요 동인이 되어 왔다. 포용적 번영이라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단절해야 한다는 인식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포용적 번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맹목적인 세계화를 새로운 규율에 따라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른 국가 간의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고 국가 내부에서는 경제성장의 과실을 공동체 내부의 구성원에게 민주적으로 재배분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논의 방식의 등장을 필요로 한다.
<김영철 계명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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