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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주민반발 계속…'갈라선 민심' 치유는 누가
월성1호기 수명 연장…2022년까지 운영 논란
원전 안전기준 적용 안된채 원안위 표결 강행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3월 02일(월) 09:13
↑↑ 지난달 27일 오후 경북 경주시 월성원전 홍보관 앞에서 원전 인근 주민들이 월성 1호기 가동에 반대하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경북연합일보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 이하 원안위)는 지난달 27일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3년째 가동이 중단된 월성원전1호기를 2022년까지 운전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원안위는 지난달 26일 상임·비상임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은철 위원장 주재로 제35회 전체회의를 열어 월성1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심의해 날짜를 넘긴 마라톤 심의 끝에 다음날 새벽 재허가에 반대하는 위원 2명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을 실시, 표결 참가 위원 7명 전원 찬성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2012년 가동을 중단한 월성1호기를 2022년까지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한수원은 재가동 준비를 거쳐 오는 4월께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안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기습적인 표결이 논란의 핵심이다.

정작 당사자인 월성1호기 지역주민들의 의견은 무시된 채 정치권이나 각종단체에 의해 결정이 된 부분에 지역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안전문제 적용 해결 없이 표결 강행 = 이날 원안위 회의는 표결처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정의당 김제남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송호창 의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등이 방청하고 환경단체와 월성 주민, 한수원 관계자 등 50여명이 지켜보는 등 큰 관심 속에 시작됐으나 초반부터 찬반 격론이 거듭되면서 논의가 더디게 진행됐다.

월성 주민과 환경운동연합 등은 한국수력원자력(주) 원전 부지선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난 조성경 원안위원에 대해 심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하기에 부적절하므로 심의에서 제외해 달라고 기피신청을 원안위에 접수했다.

하지만 이은철 위원장과 다수 위원은 조 위원의 자격 논란은 "법원의 판단에 맡기자"면서 기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월성원전1호기의 원자로 격납건물 안전기준(R-7) 적용 문제가 큰 쟁점이었다. R-7은 월성 1호기와 같은 캔두(CANDU)형 중수로 원전을 운영하는 캐나다 정부가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 1991년부터 원자로 냉각재 상실사고 발생 상황에 대비해 격납용기 안전장치를 강화하도록 한 안전기준으로 월성 2·3·4호기에만 적용되고 1호기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1.2차 회의에서도 이 문제로 계속 심의가 연기돼 왔지만 3차 회의에서도 여전히 문제가 풀리지 않은 채 표결로 허가한 상황이다. 특히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김익중 원안위원의 질의에 월성 1호기 주증기배관이 안전성이 떨어지는 '개방계통'임에도 이중 차단 조치가 필요 없는 '폐쇄계통'이라고 사실과 다르게 답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더욱 증폭됐다.

◇한수원 환영…"국민안심 위해 '안전운전'에 최선" = 한수원은 원안위 제35회 전체회의에서 월성1호기 계속운전 승인 결정을 내린데 대해 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월성1호기는 2009년 12월에 계속운전 승인 신청 뒤 그동안 엄격한 안전성 심사를 받았다.

또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삼아 많은 후속대책을 완료해 안전성을 대폭 높였다. 더욱이 유럽보다도 더 강화된 기준에 따라 스트레스테스트까지 거쳐 원전 설계기준을 넘어가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발전소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월성1호기는 핵심설비인 압력관(경수로의 원자로에 해당)을 포함한 노후 설비 대부분을 교체했으며 삼중의 비상전원 공급수단이 이미 있음에도 이동형 발전차도 추가로 구비했다며 안전상 문제가 없음을 주장했다.

특히 전원 없이도 작동 가능한 수소제거설비, 만일의 사고 시 방사성물질의 외부 유출을 차단하는 격납건물 여과배기계통까지 설치하는 등 대규모 설비 개선으로 월성1호기는 새 발전소나 다름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원안위 결정은 월성1호기를 계속운전해도 안전하다는 점을 최종 확인한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1호기는 앞으로 원자력안전법시행령 제35조 등에 따라 정기검사를 받고, 규제기관의 승인을 거쳐 4월을 목표로 재가동을 추진하겠다"며 "또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원전 주변지역이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양식 경주시장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 = 최양식 경주시장은 지난달 27일 월성1호기 재가동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처음으로 표명했다.

최 시장은 원안위가 관련법에 따라 객관적인 검토를 통해 결정한 사항을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자력안전위원회 현장 감시단의 활동과 민간환경감시기구의 감시 능력을 강화하고 월성1호기의 운전상황을 철저히 감시하며 그 결과를 신속하게 공개하는 등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한수원에 불안감 해소와 안전성 확보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요구사항으로 △월성1호기 수시 점검과 결과 공개 △32개 안전 개선상황 및 최신 안전기준 적용의 충실한 이행 △주민의 신뢰성과 수용성 확보할 실천적 방안 제시 △원전과 방패장이 위치한 경주지역에 '원자력해체기술종합센터' 반드시 배치 등을 촉구했다.

◇야당 의원 "원안위의 표결처리는 원자력안전법 위반" = 19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은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에서 월성 1호기의 안전성 검증과 함께 경제성과 수용성을 포함해 노후 원전에 대한 종합적인 검증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야당 추천위원인 2명은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심사과정에서 안전기술, 적정 여부와 주민수용성 등 해결되지 못한 쟁점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격사유 등의 문제점들을 지적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표결 직전 퇴장했는데 이들을 기권으로 처리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퇴장한 야당 추천위원들은 위법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받은 다음에 진행할 것을 요구했으나, 원안위는 개정된 법률에 따라 한수원이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월성1호기에 소급적용 되지 않는다는 원안위 사무처의 유권해석을 강조하며 표결을 강행한 것은 모순이란 입장이다.

◇지역주민들 "당자자 의견 무시된 처사" = 지역 주민들이 "사전동의가 없었다"며 강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원전 운영당국이 이들에게 보완책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당장 주민 수용을 이끌어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

주민들은 표결처리가 원자력안전법 위반이라며 작년 12월 29일 개정돼 곧바로 시행된 원자력안전법 103조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람하게 하거나 공청회 등을 개최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의 내용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이에 원안위는 개정법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한 방사성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받아 이를 심의해야 한다.

원안위는 월성 1호기 심사에서 이 규정의 적용 여부를 두고 지난 회의에서 일종의 조건부 허용을 결정했다. 즉 당장 안전성에 가시적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일단 계속운전을 허가하되 한수원에 사후이행 조치를 확답받기로 한 것.

조석 한수원 사장은 당시 회의에서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면 지역주민의 수용성의 확보를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주민들은 현재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이주대책이나 보상과 원전의 투명한 자료 공개를 통한 안전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은철 위원장도 "정보공개와 안전하다는 안심은 이론적 얘기이고 현실적으론 뭔가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힘들다"며 보상 필요성을 인정했다.

앞서 지난 2007년 부산의 고리 원전 1호기 재가동 때에는 지역주민들에게 1천310억원 가량을 보상금으로 지급한 사례가 있다. 한수원은 원전 인근 3개면 주민들과 협의체를 구성, 보상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보상대상과 수준 등의 산정이 쉽지 않은 데다 일부 주민들은 아예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김영호 기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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