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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탑승객 지아가 보낸 '사월의 편지'
정지아의 글 모음집 출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2월 25일(수) 10:14

"다다음주가 되면 또 시험기간이라는 사실에 시작이야 하겠지만 난 무언가 다른 걸 더 원하는 것 같기도 해…12시간 이상, 14시간 정도를 학교에 있는 것은 힘이 들어."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지닐 법한 고민으로부터 지아도 그리 자유롭지 못했다. 대학진학에 대한 부담도 느꼈고, 홧김에 엄마에게 대들고 난 후 찾아드는 후회도 여느 여고생과 다름없었다.

부담과 후회. 그러나 그에겐 미래에 대한 꿈이 있었다. 정형화한 시 분석보다는 시 암송을 좋아했고, 철학과 심리학을 배우고 싶어했다. 출판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4월16일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정지아 양은 그렇게 꿈많은 소녀였다.

최근 출간된 '사월의 편지'는 사고 당시 단원고 2학년이던 정양의 글을 묶은 책이다. 엄마와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들, 문인이 꿈이었던 그의 습작 시와 소설, 엄마와 친구들의 답장과 친구들과 지아 어머니의 인터뷰 등이 수록됐다.

노트북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의 마음, 아버지가 손가락을 다치자 걱정이 들면서도 가정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생각하는 복잡한 심경, 부모님에게 보내는 애교 섞인 편지 등 지아의 복잡했던 가정사가 빼곡히 담겼다.

"너무 고맙고 많이 미안해. 날 낳아준 아빠도 아빠긴 하지만 거의 8년 동안 마주 보고 살고 나를 길러주고 키워준 아빤데 그 아빠를 무시할 딸은 또 어디 있겠어…오래오래 살고 더 오랜 시간 동안 나랑 엄마 버리지 말고 델꼬 살아. ㅋㅋ"(지아가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열여덟 살이 되니까 되게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넌 내가 힘들 때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친구야" "수학여행 전에 옷 사러 가자!" 등 지아에게 배달되거나 지아가 친구들에게 쓴 편지를 통해 평소 친구들에게 인기 많았던 지아의 모습과 지아의 짧은 생을 통과한 고민의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개인의 일상뿐 아니라 나라를 생각하는 깊이 있는 사유도 엿볼 수 있다.

"3년 전 그날 밤잠을 설치게 / 만들었던 슬프고 무서운 꿈이 아닌 / 생생하게 몸으로 느껴지던 살 얼려오는 / 차가운 바다가 아닌 / 햇살 비춰오는 따스한 풀 위에서 / 46명의 아들들이 나와 같은 곳에서 / 다른 이들을 마주 보며 얼굴에 꽃을 / 가득 피우고 인사했다. / 나의 꿈도, 우릴 향해 굳게 서 있는 / 그들의 꿈도 절대로 헛되이 보내지 / 않게 하기 위해서 일어난 아침 / 그 꿈을 마음에 수백 번 새겼다." (자작시 '2013 천안함 추모')

감수성 예민한 소녀의 마음, 사춘기 소녀의 변화무쌍한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을 담은 글들이 책 곳곳에 담겼다.

"16년 동안 지아 키워줘서 고마워. 엄마 덕분에 행복해. 속상해서 싸우고 운 일도 수십 번이지만~, 맛있는 거 먹고 영화도 보고 남들은 못하는 진지한 얘기도 하고 엄마 딸로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난 다음 생엔 내가 엄마가 돼서 꼭 더 사랑해줄 거야."

이 책은 지아 양의 어머니 지영희 씨가 엮었다.

서해문집. 256쪽. 1만2천원
<연합뉴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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