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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최치원 기념도서관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2월 24일(화) 07:57
↑↑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 경북연합일보

최치원선생이 남긴 업적은 우리나라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동아시아 에서도 지금까지 연구와 인용의 대상일 정도다.

조선조에는 성균관, 향교 등 모든 관립 학교에서 제사를 모시는 문묘에 배향된 18현 중 가장 으뜸이었고 많은 서원에서도 그를 배향해 왔다.

통일신라기의 뛰어난 학자요 문인이며 사상가였지만 천년을 훌쩍 뛰어넘는 세월 동안 그를 숭모해온 것은 그의 삶 자체가 박재된 과거가 아닌 현재까지도 우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역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생의 고귀한 업적을 잊고 지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서양문물이 이 땅에 범람하면서 우리사회는 선생을 먼 조상으로만 여기기가 십상이었다.
몇 년 전 중국 양주의 지방정부에서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당성(唐城)옛터에 우리나라에도 없던 최치원 기념관을 지었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누가 꿀밤을 먹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중국 사람들이 한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상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국 측의 그런 고려도 있었을 것 같다. 막상 지난 연말 양주를 방문해 보니 양주시는 상고시대에 서양과 동남아 등지와 교류한 국제도시였다는 도시 이미지 심기에 정책적 비중을 두고 있었다.

당나라시절 양주에 살았던 마르코 폴로 등 외국인들의 기념관을 짓고 이들의 활동을 시립박물관 등에도 소개하고 있었다.

최근 한중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선생의 싯귀를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인용한 것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충격이었다.

2013년6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범해(泛海)”를 인용했고 올 1월 <2015 중국방문의 해>개막식에 보낸 시진핑 주석의 메시지에는 “호중별천(壺中別天)”을 인용했다.

이쯤 되면 선각적 세계인으로서 선생의 숨결이 지금도 느껴지는 것이다. 선생의 시문은 아직도 한중우호를 이어주는 힘을 가지고 역사를 추동(推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땅에는 최씨문중의 기념관외에는 선생이 남긴 각종 문헌과 기록자료를 모아놓은 기록관이나 공적 기념관 하나 없는 현실이다.

선생의 업적에 대한 연구도 이제 겨우 일부에서 이루어 지고있을 뿐 본격적인 연구 활동은 부진한 상황이다. 이 시점에 중국측의 최치원 기억하기와 되살리기는 우리에게 아픈 반성과 함께 못난 후손의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제 선생은 명실공히 한중관계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해박한 식견과 견문은 중국뿐만 아니다.

그의 저술에는 서역을 알려주는 내용도 있다. <향약잡영> 5수와 불교관계 기록에는 지금의 호탄, 소그드, 산예 등의 지역이 들어있는데 이곳의 가무희가 신라의 향악으로 녹아든 것을 시로 적어놓았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이 남긴 최초의 문집 <계원필경>을 저술하는 등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이전 문헌인 통일신라기의 기록을 지금까지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했다. 선생은 당대 최고의 세계적 엘리트로서 신라문화는 물론 동아시아 문화 전반을 섭렵했다.

통일신라는 한국문화를 하나로 만듦으로써 한국문화의 원형이 되었고, 그 신라문화는 최치원선생의 기록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선생이 남긴 문헌과 기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해준다.

물론 당나라에 유학했고 당나라 벼슬을 했던 선생의 사관이 지금의 관점에서 일부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연구과제로 남겨두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선생이 태어난 경주에 박물관이나 기념관 수준은 아니더라도 선생에 관한 문헌과 기록을 한자리에 모아두는 도서관이나마 시급히 지어야겠다.*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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