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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장기공백 사태 또 반복하려는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5년 02월 24일(화) 07:53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지난 17일 신영철 전 대법관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기 때문에 대법원장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 가운데 한 명의 결원은 이미 발생한 상태다.

그러나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후보자의 과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 참여 경력을 문제 삼아 청문회 절차 자체를 아예 보이콧하고 있어 언제 청문회 일정이 잡힐지 조차 오리무중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2012년 7월 김병화 전 대법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4개월 가까이 대법관 공백이 생긴 이래 2년7개월 만에 또다시 대법관 장기 공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12명의 대법관이 3개의 소부(小部)를 구성해 한 해 약 3만6천 건의 사건을 다루는 대법원으로서는 당장 재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과부하 상태인 대법관의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충실한 상고심 판단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워 졌다는 얘기다.

기존 판례를 변경하거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건을 심리하는 전원합의체는 열리지도 못하게 된다.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1명이라도 공석일 경우 전원합의체를 열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불문율 때문이다.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계기가 된 역사적 사건인데 이 사건 축소·은폐 과정에 가담한 박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고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대법원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야당과 진보진영 시민단체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박 후보자의 명확한 해명을 듣는 자리도 필요하다. 새누리당은 “박 후보자가 당시 서울지검 초임검사로 행정처리를 하는 정도의 말석검사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측 주장대로 그가 ‘은폐와 조작에 관여한 주역’이었는지를 국민이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인사청문회는 열려야 한다.

야당은 대법관 장기 공백 사태를 해결하려면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거나,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동의 요청을 철회하고 새로운 후보자를 세우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할 가능성도, 청와대가 야당의 주장을 근거로 해서 임명 동의 요청을 철회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양측이 강대 강으로 맞선다면 정국은 꼬이기만 할 터이고, 대법관 장기공백으로 인한 재판 차질로 피해를 입는 쪽은 국민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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