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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포세대와 한국의 미래
이종훈 기자 / lee0071@chol.com입력 : 2015년 02월 17일(화) 09:39
↑↑ 김영철 계명대학교 교수
ⓒ 경북연합일보

5포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구입을 포기한 청년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이 삶과 관련하여 중요한 것을 포기하는 것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 취업을 위해서이다.

취업을 하기 위해 사랑을 포기하고, 친구를 멀리하고 취업 준비에 매달린다. 혹시라도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결혼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결혼에 따른 비용 부담도 문제이지만 아이를 낳아서 기를 자신이 없다.

양육과 보육의 문제 그리고 이후 자식의 교육 과정에서 벌어질 끔찍한 경쟁적 상황을 상상하면 차라리 혼자 살아가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한다.

집을 구매한다는 것 역시 감히 꿈꾸지 못하는 목표이다.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며 집값을 떠받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5포세대에게는 부모의 도움없이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한 현실이다. 현재 혹은 미래의 수입만으로 도저히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

청년이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갑갑한 현실과 기득권이 강요하는 질식할 것 같은 폭압적 질서에 맞닥뜨릴 때 선택할 수 행동은 세 가지이다.

그 하나는 현실을 거부하고 기득권 질서에 도전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혁명과 반란을 꿈꾸는 것이다. 서구의 68세대가 그러했고 한국의 7~80년의 학생운동을 주도한 세대가 또한 그러했다.

이와는 정반대의 선택도 있다. 현실세계와 기득권 질서의 폭력으로부터 초월과 탈주를 도모하는 것이다. 기존의 세계관을 비웃고 일탈을 옹호하, 때로는 타락과 파멸에 이를지라도 그 짜릿한 독배를 기꺼이 마시는 것이다.

대체로 사랑과 연애는 청년의 초월과 탈주의 위험한 상상력과 깊은 관련성을 가진다. 서구의 히피가 극단적인 경우다.

마지막 선택은 현실 영합이다. 갑갑한 현실을 묵묵히 순종하며 받아들이고 기득권 질서에 편입되기 위해 출세의 사다리를 열심히 기어오르는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은 현실의 부당함과 기득권 세력이 아니라 함께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같은 세대의 청년이다. 절대절명의 사다리 위에서 애인과 친구의 존재는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한국의 5포세대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혁명을 꿈꾸는 청년과 초월을 상상하는 청년보다 위험하다. 혁명과 연애는 미래 지향적이다. 도달할 수 없을지라도 저 건너의 유토피아가 그들의 목표이다.

그러나 한국의 5포세대는 과거지향적이다. 현실에 영합하기 위하여 혁명은 고사하고 연애조차 포기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 미래를 포기한 청년은 반란을 꿈꾸는 청년과 타락의 길에 몸을 던지는 청년보다 훨씬 불온하다.

애플의 창시자인 스티브 잡스가 히피적 삶의 방식을 선호했다는 사실은 유토피아에 대한 동경이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것을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사례다.

한국의 5포세대가 단순히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위험성을 드러내는 악성적 징후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래세대가 과거지향적이 되고 있다는 것은 한국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말이다.

한국의 5포세대는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의 성장지상주의가 잉태시켰다. 5포세대는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무시한 개발년대 한국 사회가 만든 부작용의 결과이다. 5포세대는 일을 위해서 삶을 희생하고 있다.

이들에게 삶을 되돌려주는 일이 현재 한국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5포세대 문제의 해결없이 한국 사회의 미래를 논의하는 것은 허구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한 첫걸음은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성장지상주의와 저급한 경제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공동체 문명을 상상하는 일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도 그 본래의 의미를 이 지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가 현재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이라는 주장도 이에 근거한다.
<김영철 계명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이종훈 기자  lee0071@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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