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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용은 위에서 부터
이종훈 기자 / lee0071@chol.com입력 : 2015년 02월 17일(화) 06:25
↑↑ 최형대
ⓒ 경북연합일보

사기(史記)의 상군열전(商君列傳)에 의하면, 기원전 4세기 전국시대의 상앙(商?)은 진나라 왕 효공(孝公)의 신임을 받아 새로운 법령(法令)의 시행을 통하여 국가의 개혁을 선도하였다.

이때 시행된 법이 역사적으로 개혁이란 용어로 통용되는 변법(變法)이다. 이 변법의 목적은 중앙집권 제도를 확립하여 부국강병을 달성하는 데 있었다. 변법의 주제는 농본(農本)과 법치(法治)였다.

개혁은 예외 없이 일부의 개인적 이익을 건드릴 수밖에 없다. 또 개혁에 저항하는 힘도 나타나게 마련이다. 당시도 신법이 반포되자 일부 사람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특권계급과 그들의 대변자들이 벌떼처럼 들고일어나 그들만의 특권을 지키려고 신법을 욕하고 나섰다. 신법은 바야흐로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상앙은 법의 준수를 위하여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노력하였다.

한 예로 백성들의 신법에 대한 신임을 얻기 위하여 관리에게 수도 남문에다 세 길쯤 되는 나무 기둥을 세우고 거기에다 "누구든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는 금 10냥을 상으로 준다."는 방을 써서 붙이도록 했다. 사람들이 서로 숙덕거리며 달려와 기둥에 붙은 방을 보았지만 이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상앙은 다시 상금을 금 50냥으로 올린다는 방을 붙이도록 했다. 어떤 사람 하나가 반신반의하면서 나무 기둥을 북문으로 옮겼더니 상앙은 그 자리에서 50냥의 금을 상금으로 주었다. 이 사건 이후 새로운 법 조항들이 백성들에게 공고되었다.

공교롭게 이때 태자 사(駟)가 사형선고를 받은 왕족을 숨겨주는 사건이 터졌다. 신법에 따르면 범죄자를 숨기면 마찬가지 죄를 받게 되어 있었다. 따라서 태자의 행위는 사형 죄에 해당했다.

상앙은 신법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는 까닭은 고위층 사람이 법을 어겨도 벌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법지불행, 자상정지(法之不行, 自上征之)라 하면서 법에 따라 태자 사(駟)를 다스릴 준비를 했다. 하지만 당시 규정에 따르면 태자를 죽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상앙은 하는 수 없이 타협하여 태자를 보좌하는 장공자 건(虔)을 ‘코를 베는 비형(鼻刑)’에 처하고 태자의 사부 공손고를 ‘얼굴을 칼로 그어 묵을 바르는 묵형(墨刑)’에 처했다. 이 일은 전국을 놀라게 했다. 신법은 이런 우여곡절 끝에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한다. 『전국책』은 당시 개혁정치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상군이 진을 다스리니 법령이 공평무사하게 잘 시행되었다. 벌은 강한 자라고 피하지 않았으며 가깝다고 상을 함부로 주지 않았다. 법이 태자에게까지 적용되어 그 사부를 묵형에 처했다. 몇 년 뒤 길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줍지 않았고, 군대는 강해지고 제후들은 두려워했다.

법은 만인 앞에서 평등하다고들 이야기한다. 이 말은 두 가지측면의 평등을 의미한다. 첫째는 만인이 모든 법을 준수함에 있어서의 평등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위법자에 대한 법 적용의 평등을 의미한다.

‘유전무죄’니, ‘유권무죄’라는 용어들이 사용되어지는데, 이런 말이 나올 때면 대부분의 양민들은 유전과 유권을 누리는 그룹들을 질시하기도 하고 경원하기도 한다. 또한 이 말은 기득계층이 법 평등에서 가장 특혜를 누리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정에 질서가 서려면 어른인 부모부터 모범을 보여야지만 가정 전체의 질서를 기대할 수 있듯이 사회나 국가 또한 마찬가지이다.
‘법지불행, 자상정지(法之不行, 自上征之)’라고 권력층이나 부유층과 같은 위로부터의 준법실천이 이루어지지 않고 양민들에게만 엄하게 법의잣대를 들이대면서 득달을 한다고 절대로 준법사회는 이루어지지 않음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제 기득계층의 범법은 더욱더 엄정하게 다루어져야 만이 양민이 평안해지는 보통사회가 될 수 있다.
<사회복지학박사 최형대>
이종훈 기자  lee0071@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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