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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원 넘는 학사 2곳 기증…박인원 전 문경시장
장학회 기금 1억8천만원도 내놓아…"죽기 전에 해야 할 일"
이종훈 기자 / lee0071@chol.com입력 : 2015년 02월 17일(화) 08:09
ⓒ 경북연합일보

"장학재단은 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들한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결론이 나오더군요."

박인원(79) 전 경북 문경시장에게 문경학사를 기증한 이유를 묻자 이 같은 답이 나왔다.
동원장학회와 소촌장학회는 11일 문경시 장학회에 서울에서 각각 운영해 온 문경학사 건물, 땅, 기금 등 모든 재산을 기증하기로 했다.

동원장학회와 소촌장학회의 이사장은 박인원 전 시장.

이번 기증에는 박 전 시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소촌장학회는 1998년 2월부터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땅 251㎡에 지상 2층 규모의 문경학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문경학사는 박 전 시장이 살던 주택을 개조한 것이다.

또 동원장학회는 1993년 7월부터 기존 문경학사와 가까운 241㎡의 부지에 지상 3층의 문경학사를 지어 운영해 왔다.

2곳의 문경학사는 일종의 향토기숙사다. 입사생에게 숙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서울의 대학에 들어간 고향 학생을 위해 박 전 시장이 사비를 털어 운영해 온 것이다.

설립 당시만 해도 호남학숙을 제외하면 지방 출신 학생을 위한 교외 기숙사는 드물었다. 더구나 개인이 사비를 털어 운영하면서 무료로 운영해 왔기 때문에 화제가 됐다. 지금도 각 시·군이 서울에 만든 학사는 실비를 받는다.

그동안 문경학사를 거쳐간 학생은 200여명에 이른다. 현재 두 학사에는 정원 68명에 42명이 머물고 있다. ㎡당 300만원이 넘는 시세를 고려하면 문경학사 2곳의 땅과 건물만 해도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두 장학회가 소유한 기금 1억7천800만원도 기증한다. 아까울 법도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아낌없이 내놓기로 했다.

그는 "지금은 내가 살아 있으니 괜찮지만 내가 죽거나 만약 잘못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문경시가 설립한 문경시 장학회가 운영을 맡으면 오랫동안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을 떠나 대구에서 하숙이나 자취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경학사를 설립했다. 각종 사업을 통해 많은 돈을 벌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시장에 당선되기 전에 전기부품 생산업체를 운영했다. 2002년 7월부터 2006년 6월까지 문경시장을 지냈다. 그는 2006년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장 재산 공개 당시에 170억원을 신고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기초자치단체장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박 전 시장은 운영 중인 노인전문요양원 인효마을도 기증하려고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포기했다.

그는 "예전부터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서 문경학사를 설립하고 사회복지시설이나 문화재단도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나누는 일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살겠다"고 밝혔다.
이종훈 기자  lee0071@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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