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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문화
이일기의 ‘새벽을 여는 시’
이종훈 기자 / lee0071@chol.com입력 : 2015년 02월 17일(화) 07:31

      슬픈 가장
                             장 지 현

깜깜한 거리
마중 나온 외등에 이끌리어
낡은 서류철, 따슨 알처럼 품고
집으로 돌아가면

거대한 도시 집어삼킬 듯 입 벌리고 있는
타워크레인과 마주친다
시장통 지나 어두운 골목에서 힐끔 돌아봐도
그의 어깨는 늘 한쪽으로 기울어져

무허가건축인 내 꿈은 밤마다 헐리고 있다
저 불안과 우울의 상징탑 위로
해 지고 달 뜨기를 몇 날을 되풀이해야
내 마음의 기울기를 회복할 수 있을까


경북 김천 출생. 경북대 국어교육학과 졸업. ‘시와 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이 시인의 작품들은 사물이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새롭고 튼튼하며 시의 직조가 매우 섬세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시의 핵심은 ‘무허가건축인 내 꿈은 밤마다 헐리고 있다’ 에 있다. 누구에게든 이상과 꿈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이상과 꿈은 일상의 패배와 자기 상실을 지탱하는 버팀목이기도 하다. 그런 꿈들이 무력하게 때로는 허무하게 무너지는 현실을 화자는 밤마다 헐리는 무허가건축의 비애로 표출하고 있다.

특히 화자의 ‘슬픈 가장’ 은 ‘거대한 도시 집어삼킬 듯 입 벌리고 있는 / 타워 크레인’ 과의 비유로 현대인의 가장에 내재하고 있는 불안의식을 역동적으로 잘 표현해 주고 있다.
< 시인 ‘문학 예술’ 발행인>
이종훈 기자  lee0071@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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