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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심이 그린 삽화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11월 02일(월)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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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전세훈 본사 국장 | | ⓒ 경북연합일보 | | 가을은 교회당보다 성당보다 사찰이 어울리는 계절인 듯하다. 봄날 낙화처럼 낙엽이 대웅전 앞마당을 수놓으면 향로 아래서부터 퍼져나가는 염불 소리는 낮은 곳으로 향하는 님의 소리다. 은행나무 향불이 전해주는 님의 향기는 괜스레 바라들고 춤추는 고깔 쓴 여승의 승무를 그립게 한다. 열매 하나씩 떨어지고 삶의 뒤안길마저 차츰 어두워질 때 낙엽 무덤 쓸어내는 싸리 빗자루 거친 자국은 여전히 가슴에 피멍처럼 남아있다. 낙엽은 바람에 날리고 비에 젖어 도로 한쪽 웅덩이에서 윤회할 거름으로 삭으면 이 세상에 보시를 다 한 것이다. 불태워져 연기되어 맞이할 겨울 찬바람 속으로 날아가는 것 또한 낙엽의 축복이다. 푸른 하늘과 붉은 계곡 사이에 그려진 낙엽의 자화상은 서방정토로 연년세세 빨리도 걸어간다. 바다로 나간 말디 맑은 여울물은 여름이면 돌아오건만, 된서리 맞으며 심천을 뒤덮은 낙엽은 언제 윤회하려나. 대성사의 가을은 풀 한 포기 없이 깔끔하다. 휘영청 달빛에 노란 은행잎 눈부신 가을밤에 소쩍새는 솥 적다고 끊임없이 울어댄다. 편백나무 울창한 대성사 풍경 소리는 중생의 백팔번뇌를 잊었단 말인가! 또다시 덧없이 책갈피에 끼워져 살아야 하는 낙엽이 서럽다. 아~아~아~ 나의 꿈은 가을 낙엽처럼 지고, 새봄에 꽃 되어 피어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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