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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 ‘반헌법적 발상’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30일(일) 16:31
대법관 후보의 ‘서면 제청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청와대가 28일,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 제청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라고 요구하면서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들며 2차 충돌로 치달을 기세다. 파문이 각계각층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함에 따라 정치권도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법조계와 야권에서는 헌법상 ‘대법원장 제청-대통령 임명-국회 동의’만 규정됐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반려가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조 대법원장은 “자세한 내용은 검토한 후 다음 주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손 후보자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며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대면 제청 관례와 달리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에 손 후보자를 서면 제청한 지 열흘 만이다. 앞서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가 4명의 법관을 추천했고, 관례에 따라 대법원과 청와대가 조율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통령이 사법부의 임명 제청을 거부한 것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8년 김동현 전 대법관의 대법원장 임명을 거부한 이후 약 69년 만이다.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 아래에서는 처음이다.
문제는 이 대통령의 제청 반려와 여권의 주장이 큰 논란을 낳았다는 점이다. 새 추천위를 구성해선 안 되고, 남성은 안 된다고 요구하는 것이어서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대통령의 임명권을 ‘뒷받침하는 권한’으로 규정한 것도 마찬가지다. 사법부를 사실상 ‘행정부와 입법부의 하위기관’으로 여긴다는 의미다.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이 이 대통령이 김민기 판사를 1순위로 고려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김 판사의 배우자가 현 정부에서 임명된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여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김민기 판사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했고, 또 다른 여성 후보인 박순영 판사를 제청할 경우 수용할지를 묻는 말에도 “브리핑 내용으로 갈음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국민의힘은 발끈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내 맘에 들지 않는 대법관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사법부를 향한 공개 협박이자 선수가 자기 입맛에 맞는 심판을 고르고, 범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재판관을 선택하겠다는 발상이다. 대법관을 입맛대로 골라 담겠다는 대법관 쇼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명백한 헌법위반을 강력 규탄한다”며 “위헌을 불사하면서까지 자기 재판의 재판관을 본인이 임명하겠다는 뜻”이라며 “사법부는 손봉기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국회의 동의를 구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에 대해 즉시 재판을 재개하길 바란다.”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헌법재판관을 미임명한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해 징역 5년이 구형됐는데, 같은 날 이 대통령은 대법관 후보자를 국회로 보내지 않고 거부했다. 같은 논리에 따라 최소 징역 5년 아니냐”고 말했다.
아무튼, 조 대법원장이 여권의 요청대로 그들의 입맛에 맞게 기존 후보군 중에서 선택하여 재제청하게 되면 ‘제청권은 유명무실’해지고 행정부와 입법부에 사법부가 굴복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법원은 새 추천위를 구성해 천거와 심사, 추천 절차를 다시 거쳐야 ‘제청권의 독립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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