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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이 성역됐다’는 주장 못 하면, 이 자체가 성역화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07일(화)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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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총리급인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의 “5·18이 성역인가” 발언으로 큰 논란이 된 가운데, 청와대와 여야 할 것 없이 공방이 뜨겁다가 결국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의 사퇴 권고에 이 부위원장이 마지못해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부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임의 변을 통해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는 판단과 자진 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우리 모두에게 성역은 있지만,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하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 사태의 경과는 이렇다. 이 부위원장은 7월 초, 배재고가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쳐 징계 등이 거론되자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땅에 5·18이 성역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이후에도 그는 자신의 핵심 주장은 ‘표현의 자유’라고 설명하며 “표현의 자유는, 틀리고 거짓된 말도 허용하는 기본권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청와대가 즉각 반응했다. 4일,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밝혔다. 이에 “엄중히 경고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알렸다. 범여권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는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들은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거나 폄훼하는 표현은 단순한 표현의 자유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조용술 당 대변인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이 부위원장은 오랜 시간 자신의 소신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인사”라며 “이재명 정권은 국민통합과 보수 인사 기용을 내세우며 그의 철학과 발언을 충분히 알고도 정부 요직에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이제 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뉴이재명의 실체냐’, ‘5·18은 성역이니 건드리지 말라’는 식의 거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렇게 정치적 공방과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자, 청와대는 6일 해당 사안이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는 인식에 따라 이 부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아무튼 ‘5·18이 성역 됐다’는 주장조차 못 한다면, 이 자체가 ‘성역화’됐다는 증거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그 의견을 말할 권리는 목숨을 걸고 지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언어학자이자 사상가인 노엄 촘스키도 “표현의 자유는 자신이 동의하는 의견이 아니라, 가장 불쾌하고 동의할 수 없는 의견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 자체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위원장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거나 폄훼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도 그의 발언을 두고 이른바 ‘민주화 진영’에서 요란법석을 떨고, 급기야 임용권자가 사퇴를 권고하고, 여당 지도부가 사퇴를 종용하는 것 자체가 ‘5·18이 성역화됐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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