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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된 4700조 프로젝트, ‘장밋빛 환상’일 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02일(목) 17:42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하고, 미래 20∼30년을 책임질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생산거점(800조 원), 충청권 HBM 패키징 거점(81조 원), AI 데이터센터(550조 원),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30조 원) 등을 합쳐 총 1천461조 원 규모의 반도체 중심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이를 반올림해 ‘1천500조 투자’로 명명했다. 반면 삼성은 총 2천655조 원, SK는 총 2천100조 원의 중장기 국내 투자계획을 각각 발표했다. 두 기업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약 4천755조 원에 달한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투자 규모는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지방 투자 중심으로 산정된 수치다. 이에 반해 삼성과 SK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단위 투자와 반도체 외 AI 데이터센터, 디스플레이, 배터리, 에너지 등 계열사 투자까지 포함한 중장기 투자계획이다.
아무튼, 정부와 기업 발표를 종합한 지역별 투자 규모는 호남권 896조 원, 충청권 392조 원, 영남권 270조 원(잠정) 수준이다. 권역별 투자 규모 차이가 엄청나다 보니 반발도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재명 정권이 정치 논리에 따라 졸속으로 발표한 ’1500조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산업 논리에 따른 대기업의 자발적 선택이 아닌, ’억지 춘향‘ 식 발표가 과연 제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국민 다수는 긴가민가할 뿐이다.
메가프로젝트의 모든 게 불투명하다. 투자 시기도, 재원 조달 방안도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용수(물)·인재 등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가장 중요한 ’안정적 전력 확보 방안‘도 흐리멍덩하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1일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계획을 두고 “지금이라도 관련 재원 조달 방안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백지수표에 가까운 호남권 반도체 재원 조달, 즉시 재고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삼전닉스 호남 800조 투자를 발표했다”며 “핵심인 메모리 팹 4기를 모두 특정 지역에 몰아넣고 타 지역은 사이드 메뉴로 취급했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 공장뿐만 아니라 용수와 전력, 철도와 도로는 물론 정주, 문화, 교육, 의료 등 모든 시설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며 “국비로 호남권 신도시를 세우겠다는 구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 균형발전은 동의하지만 이 막대한 투자를 무슨 돈으로 감당할 것인지, 지자체는 얼마나 부담하는지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며 “대신 ‘특별회계 신설’이라는 딱 한 줄만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삼전닉스 총수들의 투자 실행 의지도 알쏭달쏭하다. 이른바 ‘호남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삼성전자 이 회장과 SK그룹 최 회장의 현장 발언을 되짚어보면, 다소 두루뭉술하게,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이 지역 투자를 ‘언제’ 하겠다는 얘기를 두 총수 아무도 하지 않았다. 우선 이재용 회장의 경우 ‘인센티브 지원’이 대폭 있어야 한다는 게 전제가 있었고, 광주로 장소를 확정하지 않고 ‘후보지’라고 거론했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는 제반 요건이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약 400조 원을 투자해서 새로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하면서 광주란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처럼 급조된 4,700조 프로젝트는 ‘장밋빛 전망’에 불과한 허상일 뿐이다. 이재명 정권은 이번 프로젝트가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투자 시기와 구체적인 장소, 재원 조달 방안부터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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