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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드리면 패가망신’ 대통령의 호기는 어디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5월 13일(수) 17:55
실용주의 정책을 표방하며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때론 경박한 언행으로 국민의 비난을 받곤 한다. SNS로 관료들에게 간접적인 압력을 넣어 국가 정책을 좌지우지한다는 질타를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때론 호기로운 발언으로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한국 건드리면 패가망신’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범죄 적발 시 “대한민국 국민을 가해하면 국내든 국외든 패가망신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국민 보호를 천명한 대통령의 대외 선언인 셈이다. 대통령의 이러한 ‘패가망신’ 선언은 상황에 따라, 유불리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니라 언제든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나무호’ 피격으로 한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직접 위협받고 타격받는 일이 발생했는데 정부 대처는 의외로 미온적이다.
나무호 피격 직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했지만, 우리 정부는 “피격인지 아닌지 분명치 않다”고 했다. 대통령 주재 안전보장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미국이 즉각 아는 것을 우리는 6일 만에야 확인했다. 인명 피해도 없다더니 선원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건드리면 패가망신’이라고 호기를 부리던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12일 피격당한 ‘나무호’ 관련해 별도의 공개 언급을 삼가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중동 전쟁과 나무호 피격 관련 상황을 보고받았다.
조 장관은 “외교부는 우리 정부 합동조사단의 현장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즉 지난 일요일 저녁에 유관국들과 소통을 했다”면서 “정부는 나무호를 포함한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을 관련국들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조 장관은 “추가 조사를 통해 공격 주체와 정확한 기종, 물리적 크기들을 식별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에 따라서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유관국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고, 또 현재 인근 해협에 위치해 있는 우리 선원과 선박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의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부처 간 원활한 협업을 당부하며 나무호 피격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이러한 미적지근한 반응은 쉽게 납득이 되질 않는다. 이번 피격은 한국 선사가 소유하고 한국 선원이 탑승한 선박이 외국에 의해 고의로 공격을 당한 것이다. 우리 국가에 대한 공격이나 마찬가지다. 유야무야 넘어갈 사안이 결코 아니다.
거여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11일에는 사건 규명을 위해 야당이 요구한 국회 긴급 현안 질의도 거부했다. 12일 오후에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방위원회를 소집했지만, 민주당 위원들이 불참해 결국 불발됐다. 아무튼 대통령의 호기 넘치던 ‘패가망신’ 선언은 힘을 잃었다. 국민은 진정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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