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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폰 문자에 ‘정책이 좌지우지되는’ 이상한 나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4월 23일(목) 17:51
이재명 대통령의 직설적이고 경박스러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가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지 꽤 됐지만, 점점 도가 지나치고 있다. 소통을 위한 SNS가 아니라, 국무위원에 대한 비하성 발언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지나친 간섭은 국민 정서상 대통령으로서 채신머리없고 체통을 잃은 언행으로 비칠 수 있다. 문제는, 정부 관계 당국이 일관된 정책 수행보다는 ‘이 대통령의 SNS’를 따라가는 데 급급하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하루 1건꼴로 글을 올리는 것 같다. 부동산, 설탕 부담금, 생리대 가격 등 민감한 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도 냈다. 이렇게 대통령이 먼저 운을 띄우면 정부·여당이 후속 조치를 할 때가 많다.
즉흥적이고 거친 표현으로 부작용을 낳거나 반발을 산 적도 있다. 이 대통령은 2년 전 동영상을 올리고 이것이 이스라엘의 최근 일인 것처럼 비판했다가 외교 논란을 자초했다. 한국인에 대한 범죄 문제에 대해 캄보디아 언어로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이라고 올렸다가, 현지 반발로 삭제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 대통령이 연일 쏟아내는 SNS 메시지에 정부 부처가 허둥지둥한다는 데 있다. 관계 당국이 먼저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거나 정책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이 대통령이 문제를 던지거나 해결책의 방향을 제시하면 허겁지겁 맞추는 식이다. 명색이 대통령이란 분이 SNS로 지시하고 당국이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손발이 맞지 않으면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준다. 다시 말해 정책 입안에 있어 당국이 신중하지 못하고 조급함을 드러내면 시장은 얕잡아 보게 된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리얼미터에 의하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자신감이 지나쳐서일까. 이 대통령이 최근 낸 메시지와 민주당의 방침이 엇박자를 빚는 일이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X에서 부동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폐지를 두고 ‘세금 폭탄’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는데, 민주당은 장특공제 폐지를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20일 “대통령의 생각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보고 있다는 맥락”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장특공제 폐지에 반대하며 즉각 비판에 나섰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장기 보유 특별공제는 특혜가 아니다. 이를 투기 혜택으로 단순화하고 폐지한다면 실거주 1주택자를 포함한 여러 국민에게 ‘세금 폭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당정 온도 차로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장특공제가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인 부동산 문제의 새 전선으로 부상하게 됐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장특공제를 놓고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직격했다. “장특공 폐지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바로 서울 시민분들이다. (정 후보는) 장특공 폐지를 찬성하는가. 피하지 말고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무튼, 정부는 뒷전이 되고 정부 정책이 대통령의 휴대폰 문자에 좌지우지되는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싶은 국민은 아무도 없다. 대통령의 자중(自重)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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