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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모두 각하, ‘유명무실 법’ 되나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4월 09일(목)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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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 더불어민주당이 마구잡이로 밀어붙인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인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 공포돼 시행된 지 한 달을 앞두고 있다. 국민 일각에서는 ‘사법 개악 3법’이라고 비아냥거린다. 재판소원법이 시행되자 너도나도 재판소원을 하겠다며 설쳐댔다. 흔히 ‘개나 소나 설쳐댄다’, ‘개나 소나 정치한다고 선거판에서 나댄다’라는 말을 쓴다. 부정적 뉘앙스다. 개나 소나 억울하다며 재판소원을 제기하는 셈이다. 달리 표현하면, ‘재판 불복’이다. 너도나도 줄소송을 예고해 남용(濫用)을 넘어서 악용(惡用)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최근까지 접수한 300여 건 사건 중 단 한 건도 본안으로 회부하지 않고 각하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헌재는 6일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각 지정재판부 평의 결과 총 120건의 재판소원 사건을 각하했다. 지난달 24일과 31일에도 각각 26건, 48건을 각하했다. 지난달 12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6일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 총 322건 가운데 194건이 각하된 것이다. 헌재는 사건이 접수되면 지정재판부에서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 판단하고 청구가 부적법하면 본안 심리 없이 각하하는데, 아직 단 한 건도 이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셈이다. 정말 억울해서 재판소원을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이런 식이면 ‘유명무실 법’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 유튜버 쯔양에게 수천만 원을 뜯어내 실형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낸 재판소원 사건도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번에 각하됐다. 일각에서는 이런 엄격한 사전심사가 재판소원 도입 취지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법조계에서는 “재판소원을 하려면 3심까지 거쳐야 한다는 뜻인데, 심급별로 소요되는 법률 비용이 만만찮아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기본권 침해 구제’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게 되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이에 헌재는 다른 국가 중 가장 최근인 2022년에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한 ‘대만식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재판소원 도입을 위해 헌재법을 개정할 때도 대만의 법조문을 참고했다고 한다. 헌재법 68조 3항 3호에 재판소원 청구사유 규정인 ‘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라는 내용이 신설됐는데, ‘명백한’이란 표현은 당초 민주당의 개정안 원문에 없었다. 헌재는 대만의 사례를 참고해 ‘명백한’이란 단어를 넣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관철했다. 대만은 재판소원 제도를 엄격하게 운용하고 있다. 대만의 최근 재판소원 인용 건수는 2022년 1건, 2023년 4건, 2024년 22건뿐이다. 지난해는 재판관 정원 미달로 인한 심판정족수 부족 등 여파로 0건이었다. 현재 헌재의 인적, 물적 여건을 고려하면 헌재 역시 대만과 같이 소수 사건만 본안에 회부해 심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다면, 민주당이 왜 그토록 이 법을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였는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아무튼 헌재는 ‘기본권 침해 구제’라는 재판소원 제도 본연의 취지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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