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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발 ‘노봉법’의 역습, 되려 ‘대통령 겨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4월 05일(일) 13:28
노동위원회가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봉법,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시행 이후 처음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렸다. 지난달 10일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과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한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24일 만이다.
2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충남지노위)는 공공연대노동조합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4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에 대해 이들 공공기관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해당 기관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 실질적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은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협상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앞서 공공연대노조는 노봉법 시행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원자력안전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4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으나, 해당 기관들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지난달 13일 시정신청을 제기했다.
충남지노위는 공공기관들이 용역 계약을 통해 하청 노동자의 인력 배치나 안전 관리 등에 실제로 관여해 왔다고 봤다. 형식상 고용주는 하청업체지만, 노조법상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위는 원청인 공공기관에 있다는 의미다. 심판위는 “원청인 공공기관이 절차적으로 신청인인 공공연대노조와 교섭, 즉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위에서 사용자로 인정받더라도 원청 사용자가 불복하면 중노위에 재심 신청이 가능하다. 재심 판정에도 불복하게 되면 행정소송 절차로 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거여가 밀어붙인 ‘노봉법’의 역습이랄까. 이 법이 되려 ‘대통령을 겨냥’했다.
앞서 노동부는 노봉법 해석 지침에서 “국회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에 따라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경우는 노사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노동위는 예산에 영향을 받는 공공부문의 인력 문제 등도 교섭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3일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교섭 의사를 밝혔다.
본래 노봉법은 원청이 실질적으로 하청을 지배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 민간 하도급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로 여겨졌는데, 이처럼 공공부문에서도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조지연(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사용자성 판단 신청 사건(267건) 중 62건이 공공부문이었다.
일각에선 거여와 정부가 사기업을 타깃 삼아 노봉법을 통과시켰는데, 예상치 못하게 공공부문에 파장이 일자 당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동계는 이재명 대통령을 최종 사용자로 지칭하고 있어, 공공부문의 정부 상대 교섭 요구 역시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노동 조건은 정부 정책과 예산에 의해 결정된다. 이 대통령이 직접 교섭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부는 정부가 사용자에 해당하느냐는 논란에 대해 선 긋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은 정부의 예산 편성과 집행에 영향을 받고 채용 등 인사도 정부의 기준이나 방침에 의해 좌우된다”고 지적하며 “정부와 공공기관을 따로 떼어 판단하는 건 모순”이라고 판단한다.
정말 아이러니하다. 거여와 이재명 대통령의 합작품인 노봉법이 되려 이 대통령을 겨냥해 ‘교섭 테이블에 나오라’고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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