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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사전심사 모두 각하’ 제도·입법 보완 서둘러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3월 25일(수) 17:52
거여 더불어민주당이 ‘사법 개혁’이란 미명 하에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3개 법안을 밀어붙이자, 법조계와 야당에서 위헌 문제 제기와 ‘줄소송’ 사태를 초래할 거라고 경고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3법이 국회와 국무회의를 통과해 시행되자마자, 첫날부터 법왜곡죄에 대한 고발과 재판소원 청구가 줄을 이었다.
재판소원 제도는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헌법재판소 심리 결과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 경우 헌재는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문제는 “사법권 작용도 헌법적 통제 대상에 포함해 촘촘한 기본권 보장 체계를 구축한다”는 헌재의 주장과 달리 재판소원 제도가 사실상 ‘4심제’ 역할을 해 분쟁이 장기화하거나 ‘강자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법원으로부터 불리한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억울하다며 줄줄이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나서면 사건이 폭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재판소원 남용으로 ‘소송 지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데 다행히 헌재가 24일 재판소원 청구 사건들 중 일부를 1차적으로 사전심사 단계에서 모두 각하했다. 헌재 지정재판부는 이날 제2호 재판소원인 납북귀환 어부 유족의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 청구 기각 취소 사건’을 비롯해 총 26건의 청구를 각하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이후 헌재가 내린 첫 판단으로, 이날까지 접수된 총 153건의 사건 중 26건을 우선 ‘무더기 각하’한 것이다. 그래서 본안심판에 회부된 사건은 0건이다.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사건을 본안에 넘기지 않고 입구에서 커트한 셈인데, 사실상 4심제인 재판소원의 높은 문턱이 증명된 만큼, 재판소원 남발이 방지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법조계에선 헌재가 재판소원의 사전심사는 물론, 본안심판에도 ‘깐깐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전망한다. 재판소원 결정으로 법원의 확정판결이 수시로 뒤집힐 경우 기존 3심제(원심→항소심→상고심) 체계였던 대한민국 사법체계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어서 엄격하게 법을 운용할 거라는 분석이다.
정태호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소원은 재판 과정에서 기본권이 침해됐냐를 들여다보는 헌법심인데, 이는 (종전) 재판부가 살폈어야 할 기본 사항”이라며 “재판소원으로 (확정됐던) 법원 판결이 번번히 깨지면, 이는 한국 사법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했다.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 하급심과 대법원의 확정판결은 불변의 ‘최종 판단’으로 받아들여졌다. 정치권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서도 대법원 판결을 존중했다. 자칫 법원 확정판결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면, 사법부 권위는 물론 국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번 헌재의 사전심사 결과를 보면, 일단 위에 거론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법조계와 학계에선 재판소원 제도의 안착을 위해 중장기적인 입법적·행정적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 제도가 서둘러 시행된 만큼, 헌재의 인력·조직 확충과 재판소원 심판 대상에 대한 보완 입법, 대법원과 헌재의 권한 및 위상 정립 등의 제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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