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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개악법 ‘재판소원’의 다른 이름 ‘재판불복’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3월 17일(화) 17:49
흔히 ‘개나 소나 설쳐댄다’, ‘개나 소나 정치한다고 선거판에서 나댄다’라는 말을 쓴다. 부정적 뉘앙스다. 재판소원법 시행 이후에 너도나도 재판소원을 하겠다며 설쳐대고 있다. 개나 소나 억울하다며 재판소원을 제기하는 셈이다. 달리 표현하면, ‘재판불복’이다. 너도나도 줄소송을 예고하고 있어 남용(濫用)을 넘어서 악용(惡用)이다.
지난 12일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공포됐다. 이 3법 가운데 법왜곡죄, 재판소원은 법안 공포와 함께 바로 시행됐는데 헌법재판소에는 재판소원 접수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1호 접수는 시리아 국적 외국인의 강제퇴거명령 취소 사건이다. 점입가경인 대목은 이날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양문석 민주당 의원이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15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12일부터 이틀간 접수된 재판소원 심판청구 사건은 총 36건이다. 재판소원 제도는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헌재 심리 결과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 경우 헌재는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문제는 “사법권 작용도 헌법적 통제 대상에 포함해 촘촘한 기본권 보장 체계를 구축한다”는 헌재의 주장과 달리 재판소원 제도가 사실상 ‘4심제’ 역할을 해 분쟁이 장기화하거나 ‘강자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법원으로부터 불리한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억울하다며 줄줄이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나서면 사건이 폭증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재판소원 남용으로 ‘소송 지옥’이 될 수도 있다. 대법원에서 대출 사기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은 양문석 전 민주당 의원도,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도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사법 3법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였던 민주당은 ‘재판소원법’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방탄’이라는 비난에도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5가지 재판이 대통령 임기 중이라 중지됐지만, 임기 종료 후 직면할 위기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21대 대선 과정에서 대법원은 이 대통령의 이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사법개혁 3법’이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만든 법이라고 여긴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의 일환이라고 반박하지만, 양 전 의원이 재판소원 제도를 활용해 의원직 상실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야당의 의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게다가 ‘재판소원 제도’에 대한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무튼 당분간은 재판소원이 유행처럼 줄줄이 제기될 게 자명하다.
‘재판소원 제도’의 이러한 ‘남용과 악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엄격한 사전심사를 통해 재판소원 대상을 제대로 걸러내야 한다. 즉 사전심사 기준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관건이다. 헌재는 재판소원 제도의 남용을 막을 대안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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