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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쏠림 현상’ 통계로 증명, 개선책 시급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6년 02월 12일(목) 17:47
조선 후기 최고의 유학자이자,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인물인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라는 훌륭한 저서를 남겼다. ‘목민심서’는 목민관(牧民官), 즉 지방관이 지켜야 할 도리를 담은 책이다. ‘목민’이란 백성을 다스린다는 뜻이며, ‘심서(心書)’란 정약용이 실제로 목민관으로 재직할 때 목민을 제대로 실천할 수 없었던 현실을 담아내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처럼 백성을 끔찍이 아끼는 다산도 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편지를 써 “아들아! 한양에서 10리를 벗어나지 말거라. 한양에서 몇십 리만 멀어져도 원시사회다. 어떻게든 한양 근처에 살면서 문화와 안목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했다고 한다. 다산의 당부는 ‘목민심서’에 대한, 백성에 대한 배신일 수도 있지만, 아비로서 자식을 아끼는 ‘인지상정’이 아닐까.
아무튼, 작금의 현실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한양 즉 서울로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강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통계로 분석한 보고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 세대로 그대로 이전되는 ‘부의 대물림’ 현상이 최근 세대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노력보다 출생 환경이 경제적 지위를 좌우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와 공동으로 수행한 ‘지역 간 인구이동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한국노동패널 미시자료를 활용해 부모와 자녀의 소득·자산 순위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대 간 대물림 정도를 보여주는 소득백분위 기울기(RRS)는 0.25로 나타났다. 부모 소득 순위가 10계단 오르면 자녀 소득 순위는 평균 2.5계단 상승하는 구조다. 자산 RRS는 0.38로 소득보다 더 높게 나타나 자산을 중심으로 한 계층 고착이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세대별로 보면 대물림 현상은 최근 세대에서 더 뚜렷했다. 자산이 계층을 결정하는 영향력도 확대됐다.
또, 연구진은 지역 간 이동 여부가 세대 간 대물림을 완화하거나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출생자는 수도권 내 이동만으로도 계층 상승이 관찰됐지만, 비수도권 출생자는 수도권으로 이동해야 경제적 개선 효과가 뚜렷했다. 과거에는 비수도권 거점도시로의 이동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 영향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출생·비이주 집단에서 ‘가난의 대물림’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수도권으로의 이주가 유일한 상승 사다리인 셈이다.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보고서는 정책 대안으로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 비수도권 거점대학 경쟁력 강화, 거점도시 중심의 산업·일자리 투자 확대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위에 거론된 방안을 비롯해 획기적인 개선책을 마련하여 ‘세대 간 대물림을 완화’해야 수도권 집중 현상을 줄일 수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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